(여의도패트롤)TP타워발 새집증후군 비상
입주자 눈 따가움·기침 등 호소…'친환경 건물' 무색
하자보수 마무리 안된 상태서 무리한 입주
국내 대형 증권사 2곳도 입주 대기
입력 : 2024-07-04 06:00:00 수정 : 2024-07-04 10:36:47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여의도 새 랜드마크인 TP 타워로 사무실을 이전한 금융사 직원들이 눈 따가움과 기침 등 새집증후군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준공 승인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하자 보수 관련해 TP타워내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이사를 추진했기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TP타워는 세계 최고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구인 GRESB가 친환경 건물로 인정, 국내 최초로 만점을 부여한 실물자산인데요. 체면을 완전히 구겼습니다. 
 
여의도 새 랜드마크인 TP 타워로 사무실을 이전한 금융사 직원들이 눈 따가움과 기침 등 새집증후군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이사를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P타워는 아직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분진이 계속해서 나오고 공기 온도를 높여 건축 과정에서 생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베이킹 아웃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TP타워 입주에 나선 직원들은 새집증후군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새집증후군이란 새로 지은 건물의 건축 자재에서 배출되는 물질들로 인해 발생하는 두통, 피부염, 수면 장애 등 증상을 말합니다.
 
특히 지난 4월 29일 가장 먼저 입주한 우리종합금융 직원들의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22층을 사용하고 있어 고층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저층 공사장 분진들이 날리고 있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직원들이 많다는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해 안내문이나 공고는 붙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층마다 공기청정기와 공기정화용 화분을 두면서 직원들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입주사 한 관계자는 "1층 로비 후문 쪽도 공사가 안된 부분이 있고, 지하층은 아직도 공사 중이라 분진 등이 계속 날리고 있다"며 "공사가 하루 빨리 마무리된 이후 공기 등 눈에 보이는 지표들을 측정한 뒤 직원들에게 안내해 안정감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저층부인 4~12층 키움증권과 키움자산운용, 키움인베스트먼트 등 키움그룹 계열사도 비슷한 상황으로 전해집니다. 그밖에 TP타워로 새 보금자리를 옮기기로 한 곳은 한국투자증권 일부 부서(13∼14층), 타임폴리오자산운용(15~16층)과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자산운용 등 신한금융 계열사들(23∼41층) 등이 있는데요.
 
또 다른 입주사 직원은 "새 건물이고 친환경적인 재료로 다 지어졌다고 들었는데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다"고 일침했습니다. 새집증후군 원인인 포름알데히드는 일반적으로 마감재 부탁 등에 사용되는 접착제에서 다량 발생하고 있는데요. 공사 마감이 끝날때까지는 증상이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 TP타워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의 검출량이 기준 이하로 승인 받은 친환경 도료(페인트) 및 도배 등을 사용해 유해물질을 최소화했다고 홍보한 바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TP타워 내 상업시설 '팀 홀튼'이다. (사진=팀홀튼코리아)
 
일각에선 입주가 시작된 상층부와 달리 아직 지하부터 1층까지 공사가 완성되지 않은 것을 두고 입주사의 입주 일정을 맞추기 위해 우선 순위를 부여해 서둘러 상층부부터 공사를 마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영등포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준공 승인은 지난 2월 27일에 났으나 준공 승인 이후 용도 변경과 배수선 관련해 승인 요청이 들어온 건이 있다"며 "해당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부동산 업계에선 대형 건축물의 준공 이후 종종 발생하는 새집증후군 이슈가 지나가면 빠른 시일내로 건물이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 시행업계 관계자는 "준공 승인의 의미는 입주가 가능하단 것"이라며 "입주 이후 발생하는 입주사의 민원 등은 하자 보수 등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TP타워 준공 이후 스카이라인이 변경되면서 자본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여의도 직장인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해당 라인에는 증권사라곤 하나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두곳만 있어 황무지같은 느낌이 있었는데요. TP타워내에 다수의 금융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입주하면서 대형 식당가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식당가엔 MZ세대 사이에서 유명한 맛집들이 포진될 전망인데요. 대표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달군 양식집 '심퍼티쿠시'와 닭갈비집 '오근내', 샐러드볼집 '르베지왕' 등이 입주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편 TP타워는 지하 6층~지상 42층, 연면적 14만1691㎡ 규모의 복합빌딩인데요. 저층부에는 상업시설이 배치됐고 상층부는 오피스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하에는 식당 등 상업시설이 배치될 예정인데요. 상업 시설은 3개 층에 걸쳐 22곳이 입점할 계획입니다.
 
여의도 자본시장에선 해당 건물이 여의도 중심에 위치해있는 만큼 타증권사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적합하고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들과 근거리에 포진해있어 자본시장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새집증후군 이후 TP타워가 위상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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