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본격화…SM그룹, 인수 참여 '불투명'
산은·해진공, HMM 경영권 공동매각 공고
1조원 영구채 전환…5조원 대규모 매각가
입력 : 2023-07-24 06:00:00 수정 : 2023-07-24 06: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HMM(011200) 매각을 본격화한 가운데, 물망에 오른 후보 중 유일하게 희망을 보인 SM그룹이 인수를 완수할 수 있을 지 해운업계 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면서 SM그룹의 HMM 입찰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주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냈습니다. 산은과 해진공은 내달 21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받은 뒤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입니다.
 
매각 공고에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하고 있는 구주 1억9879만156주와 오는 10월 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하는 전환사채(CB) 40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6000억원 등 영구채 1조원 어치(2억주)를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한다는 조건이 포함됐습니다. 두 기관은 나머지 영구채에 대해선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HMM의 총 발행주식수는 기존 4억8903만496주에서 6억8903만496주로 늘었습니다. 여기서 매각대상 주식인 3억9879만156주를 모두 인수한다면 지분 57.9%를 확보하게 됩니다. 업계에선 이번 거래 규모를 최대 5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HMM 컨테이너선박. (사진=뉴시스)
 
영구채 문제는 HMM 매각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요소입니다. 현재 HMM이 발행한 CB와 BW, 신종자본증권 등은 총 2조6800억원 규모입니다. 구주 가치가 4조원에 달해 HMM 자체 몸값도 만만치 않은데 영구채까지 사들일 경우 인수자 부담이 더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 상환이 아닌 주식 전환을 선택한 이유는 배임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낮은 가격으로 고평가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데도 이러한 이익을 의도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어서입니다.
 
두 기관이 영구채 1조원만 우선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인수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5조원 수준의 대규모 매각가도 여전히 인수 기업에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유력 후보 기업 중 SM그룹은 인수 희망을 가장 먼저 선언했습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대 4조5000억원이란 구체적인 가격도 제시하며 의지를 전했습니다. 또 우 회장은 매각에서 1조원가량의 전환사채를 먼저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입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있을 SM그룹의 인수전 참여는 불명확한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SM그룹이 HMM의 가치를 너무 과소평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호황기 당시 HMM은 가치는 10조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밑으로 인수를 희망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SM그룹의 자금동원능력도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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