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일평균 5만명↑…마스크 완전 해제 '아직'
1~7일 확진자 35만2716명…6주 연속 증가 추세
사망 98명·위중증 185명…전주 대비 모두 증가
"모니터링 필요"…코로나 등급 하향 잠정 연기
입력 : 2023-08-07 16:54:44 수정 : 2023-08-07 17:30:47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방역 당국이 오는 9일로 예정했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하향'과 '병원 마스크 전면 해제 등 일상 회복' 관련 발표 일정을 잠정 연기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매주 빠르게 늘고 있어 모니터링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5만2716명입니다. 
 
일별 확진자 수는 1일 5만6099명, 2일 6만4155명, 3일 5만5460명, 4일 5만4729명, 5일 5만3119명, 6일 4만8899명, 7일 2만25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주 하루 평균 5만388명씩 확진자가 발생한 셈입니다. 
 
6월 중순까지 1만명대 수준을 유지하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6월 말 이후 빠르게 늘었습니다. 
 
7월에 들어서며 2만명을 넘겼고 이후 7월4~10일 2만2816명, 7월18~24일 3만8809명, 7월25~31일 4만5529명, 8월1~7일 5만388명으로 6주 연속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습니다.
 
"직전 주 대비 확진자 34%까지 증가 후 둔화"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중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와 사망자 등 인명 피해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98명으로 100명에 육박한 상황입니다. 하루 평균 14명씩 숨졌습니다. 한 주 40~50명대 사망자가 발생했던 6~7월 대비 2배가량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위중증 환자 수도 185명으로 직전 주 174명 대비 11명 늘었습니다. 6월 마지막 주 110명이었던 위중증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주간 확진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조금 완만해졌다"며 "직전 주 대비 확진자 증가율은 22%, 34%로 가파르게 증가했다가 30%, 현재는 10%로 증가세의 기울기는 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5만2716명이라고 7일 밝혔습니다. 자료는 최근 7주간 코로나19 확진 환자 및 사망자 발생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문위 일정 미뤄…"폭염 대응 상황도 고려"
 
정부는 애초 9일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낮추고 병원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을 해제하는 일상 회복 2단계 추진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매주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임을 고려해 발표 일정을 잠정적으로 미뤘습니다. 
 
고재영 대변인은 이날 기자단 설명회에서 "이번 주 수요일 병원급 의료기관 마스크 의무 유지 여부 등을 포함해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발표 일정이 연기됐다"고 밝혔습니다.
 
발표 일정을 미룬 이유에 대해서는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가 6주 연속 증가해 모니터링이 좀 더 필요하다"며 "또 연일 지속되는 폭염과 관련된 현안 대응 상황을 고려해 당초 이번 주 발표 일정을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현재 코로나19를 결핵,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등과 함께 '전파 가능성을 고려해 발생 또는 유행 시 24시간 이내 신고해야 하며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을 의미하는 2급 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현재 2급인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은 4급 감염병으로 분류해 일반적인 의료체계 속에서도 평이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거센 확산세로 4급 감염병 전환과 방역 완화 조치의 자문을 얻기 위해 7일 개최하기로 했던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의 일정이 연기되면서 9일 코로나19 등급 하향 조정 발표도 뒤로 밀렸습니다. 향후 회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검사 자부담 전환 시 유행 규모 더 커질 것"
 
일각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의 검사·치료비 수가 지원을 중단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코로나19 등급 하향 조정 연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6일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현재 적용 중인 코로나19 한시 수가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당시 회의에서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 이후 각 지역 의원에게 지급하던 가산 수가 종료, 진찰료 5000원만 내면 받을 수 있었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지원 종료 등의 내용이 논의됐습니다.
 
방역 당국이 지난해 2월부터 RAT 검사, 감염 예방 관리료 명목으로 지급한 건강보험 수가는 1조4000억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검사·치료비 지원을 종료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입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검사·치료 수가 지원 중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고 정부 스스로 이달 중순엔 주간 일평균 6만명, 하루 최대 7만6000명가량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그런데도 감염 확산을 막고 재정을 써서 건강과 생명을 지키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재정을 아껴 감염병을 확산시키고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정책을 편다니 어처구니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검사를 자부담으로 전환하면 많은 사람이 검사를 꺼려 숨은 감염자가 늘고 유행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며 "검사비 부담이 없는 사람들은 스스로와 주변인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은 검사를 꺼리고 치료제 복용 등 대응 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5만2716명이라고 7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코로나19 검사하는 의료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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