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이재명…비관론 급등
올해만 4번째 검찰 소환·법원 공판까지 사법리스크에 꽉 막힌 앞길
박스권 갇힌 지지율·당대 갈등 격화·혁신위 논란·개딸 등 문제 산적
입력 : 2023-08-17 16:49:34 수정 : 2023-08-17 20:52:52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7일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습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에 이어 올해 들어 벌써 4번째 검찰행으로, 이 대표의 리더십이 벼랑 끝에 내몰렸습니다. 당내에서는 입지 약화에 따른 대표직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산적한 사법리스크에"이재명 체제 가능하냐" 비관론 계속
 
이 대표는 이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지만, 지난해 8월 당대표 취임 이후 계속된 사법리스크로 인해 과연 '이재명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이 당 안팎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검찰이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는 것도 이 대표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추후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자칫 발부라도 된다면 원내 제1당 대선 주자였던 이 대표의 정치생명에 큰 위기가 닥칩니다. 여기에 9월로 예상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유죄가 나올 경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대표는 더 큰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만 계속 파생…지지율 지지부진·당내 갈등 격화
 
더 큰 문제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여러 문제가 파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이재명 체제 이후 박스권에 갇힌 당 지지율입니다. 지난해 8월28일 이재명 체제 출범 닷새 뒤 발표된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34%로 국민의힘(36%)에 뒤졌는데요. 이후 약 1년이 흐른 뒤인 11일(지난 8∼10일 조사) 발표된 한국갤럽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30%로 여전히 국민의힘(36%)에 뒤졌습니다. 이 대표 체제가 여전히 국민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입니다.(이상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대표 체제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친명(친이재명)계 다수로 짜인 지도부와 비명(비이재명)계는 사사건건 부딪치며 내부 갈등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밖에서 정부여당을 향해 써야 할 힘을 내부싸움에 소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삼거리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검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이 대표가 당 쇄신을 위해 출범시킨 혁신위원회는 논란만 야기한 채 퇴장했습니다. 시작부터 '친명 혁신위'라는 비판이 일더니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파문 등으로 인해 스스로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혁신위는 그간 친명계가 원하던 '대의원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제안, 당 계파 갈등 불씨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등은 비명계를 향한 꾸준한 공격에 이어 최근 온라인을 통해 "혁신위와 혁신안에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또 다른 당내 갈등을 양산시켰습니다. 
 
비명(비이재명)계 설훈 의원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와 현 지도부를 향해 "다 사퇴하라"고 일갈한 것도 흔들리는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한 지적입니다. 이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굉장히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에도 민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대표와 현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이 대표의 행보는 추후 구속돼도 옥중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시그널이 아니냐. 계속 물러나지 않다가 이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과 같은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당 공천을 앞두고 자기 사람들을 최대한 세운 뒤 뒤늦게 결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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