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일본 관계 각료회의서 최종 결정…"국제사회 이해 확산"
명분은 한미일 정상회의…윤 대통령 "IAEA 결과 신뢰"
입력 : 2023-08-22 15:51:39 수정 : 2023-08-22 18:19:46
일본 정부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저장된 오염수(일본명 처리수)를 24일부터 해양방류한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오염수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일본이 오는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의 사실상 용인이 기시다 내각의 명분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자국 내 어민 등의 반발은 여전하지만 이전보다는 많이 완화됐다는 분석입니다. 
 
12년 만에 오염수 방류명분은 한미일 정상회의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니시무라 경제산업대신, 와타나베 부흥대신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관계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기상·해상 조건에 지장이 없다면 24일로 (방류 시점을)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원전 오염수 처분 방식을 해양 방류로 공식 결정한 지 2년4개월 만의 최종 결정입니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로 보면 약 12년 만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돼 있는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해저터널을 통해 후쿠시마 1㎞ 앞바다로 방류할 방침입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는 이달 3일까지 134만톤의 오염수가 탱크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방류 기간은 대략 3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와 관련해 "향후 수십 년의 장기에 걸쳐 오염수 처분이 완료될 때까지 정부로서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1일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회장과 만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어민들 설득에 나섰지만 성공적 결과는 얻지 못했습니다. 사카모토 회장은 기시다 총리에게 "어업인과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한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며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해서 소문 피해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고 했습니다. 
 
일본 "국제사회 지지 얻었다"정부도 "문제없다" 맞장구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에 맞춰 어업 관계자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이날 후쿠시마현을 방문해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 후쿠시마 어업협동조합연합회 간부들과 만나 이번 결정을 직접 전달하고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더불어 어업 관계자들에 대한 지원 방침도 재확인하고 후쿠시마 제1 원전 폐로를 가속시키겠다는 구상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원전 폐로 가속으로 후쿠시마 부흥을 일으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결정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지역·국가로부터 이해와 지지 표명이 이루어져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가 확실히 확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기사다 총리의 든든한 우군이 되었습니다. 
 
일본의 이번 결정은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속도를 냈는데, 기시다 총리는 당시 귀국길에서 "정부로서 판단해야 할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기시다 총리가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이해에 감사를 표명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앞서 한일 정상회의에서는 오염수 문제가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처리에 대해서는 과학에 기반한 투명한 과정을 통해 처리돼야 하고 저희는 국제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IAEA의 점검을, 그 결과를 신뢰한다"는 사실상 용인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국민들 불안을 덜어낼 그 어떤 우려도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역시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 및 향후계획'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당초 계획대로 방류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오염수 방류에 계획상의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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