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구원투수’ 한동훈은 이준석 신당을 잠재울 수 있을까?
입력 : 2023-11-22 06:00:00 수정 : 2023-11-22 06:00:00
10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7%포인트 격차로 참패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책임론에 휩싸인다. 타겟은 두 명이다. 첫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기현 대표의 사퇴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 국힘 대전(大戰) 1라운드 – 인요한 VS. 이준석 
 
10월 23일,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지명했다. 혁신위의 미션은 ‘국면 전환’이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푸른 눈의, 순천 출신 한국 정치인’이라는 이색적인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0월 27일, 1호 혁신안으로 이준석, 홍준표 등에 대한 징계 철회를 했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남 스타의원, 서울 출마’를 압박했다. 10월 31일에는 광주 5.18 묘지를 참배했다. 유승민, 김종인, 홍준표를 연이어 만나는 ‘만남의 정치’를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자,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론을 띄우기 시작한다. 10월 27일, 경향신문에 기고문을 게재한다.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준석•유승민과 싸우지 말고, 시대적 과제와 싸우라’였다. 돌이켜보면, 선전포고였다. 11월 1일, 김종인과 만난다. 이때를 기점으로 ‘이준석 신당론’을 띄우기 시작한다. 11월 4일 이언주 전 의원과 부산지역에서 공동토론회를 한다. ‘미스터 린튼’이라는 표현하고,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말하며 상대방을 자극하는 발언들을 한다. 11월 8일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고, 11월 10일 이준석, 김종인, 금태섭과 3자 회동을 한다. 11월 11일에는 ‘천아용인’ 4인 회동을 한다. 천아용인은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을 줄여 쓴 표현이다. 
 
10월 11일 강서구청장 재보선 패배 이후부터 11월 11일까지의 기간은 ‘국힘 대전(大戰) 1라운드’였다. 인요한의 혁신행보 VS. 이준석 신당론의 맞대결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준석 신당론이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추가 대응이 필요해졌다. 
 
◆ 국힘 대전(大戰) 2라운드 – 한동훈 VS. 이준석 
 
11월 15일,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의 대한적십자사 봉사활동 장면이 공개됐다. 11월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구에 나타났다. 대구의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 단체를 찾은 뒤, 시민들의 사진 촬영에 응하느라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 늦게 귀경했다. 한동훈 장관은 “대구시민들 대단히 존경한다. 한국전쟁 과정에서 한 번도 적(敵)에게 도시를 내주지 않았다. 전쟁의 폐허 위에 산업화 과정을 통해 경쟁에서 이긴 분들이다.”라고 발언했다. 한국전쟁, 적(敵), 산업화, 승리. 명백하게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인’ 맥락의 발언들이다. 한동훈 장관은 이후에도 법무 행정을 핑계로 ‘전국 투어’를 할 예정이다. 
 
11월 18일, 이준석 전 대표는 ‘지지자 연락망’을 공개 모집했다. 현재까지 약 4만명을 모집했다. 장제원 의원 발언을 빗대 ‘전세버스 900대’가 준비됐다고 표현했다. 11월 17일 한동훈은 대구에 가고, 11월 18일 이준석은 지지자 연락망 4만명을 모집했다. ‘국힘 대전 2라운드’의 시작을 의미한다.
 
한동훈 장관은 왜 지금 등장했을까? 이준석 신당론에 ‘맞불’을 놓기 위해서다. 당분간은 전국투어를 하며 언론의 관심을 분산시키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 12월 말경에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할 것이다. 선대위원장 또는 비대위원장 가능성이 높다. 한동훈의 투입 그 자체가 총선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혁신의 액션플랜’이 있어야 한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좋은 불평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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