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넷마블 '위기의식' 신년사, RPG로 고쳐쓴다
양사 신년사로 업계 위기감 반영
주력인 RPG 키우고 장르 다변화
입력 : 2024-01-03 15:41:41 수정 : 2024-01-03 16:47:1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을 강조한 컴투스(078340)넷마블(251270)이 주력인 RPG(역할수행 게임) 출시 효과와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반등을 노립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신년사를 통해 위기 의식을 강조하며 사업 전략에 대한 고민을 나눴습니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전날 신년사에서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과 제반 비용의 증가 등으로 현재 우리는 기대한 만큼의 결실을 이뤄내고 있지는 못하다"고 돌아봤습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시무식에서 "새로운 변화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 (사진=컴투스)
 
컴투스, RPG·미디어 매출 회복
 
학계에선 컴투스·넷마블 신년사가 업계 전체의 위기를 대변한다고 봅니다. 신년사를 내지 않은 엔씨소프트(036570)카카오게임즈(293490) 등도 실적 감소로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정정원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교수(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총무이사)는 이번 신년사에 대해 "현재 한국 게임산업이 겪고 있는 위기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날로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해 왔으나, 현재는 국내외 다양한 제약과 내부적 한계에 부딪힌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두 회사는 어떻게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을까요. 먼저 현재 상황을 살펴봅시다. 지난해 컴투스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 148억원, 2분기 56억원, 3분기 16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특히 주력인 RPG 매출이 줄었습니다. RPG 매출은 2023년 2분기 1164억원에서 3분기 854억원으로 줄었는데요. 2022년 3분기 900억원보다도 50억원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다만 게임 사업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전년 동기보다 4% 오른 70.9%를 기록한 점은 고무적입니다.
 
이에 컴투스는 올해 10주년을 맞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로 기반을 든든히 잡고, 상반기 신작 출시로 반등에 나섭니다. 우선 지난해 11월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세계 대회인 SWC 행사로 팬덤 강화에 나섰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모히또게임즈가 준비하는 RPG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를 출시하는데요. 이를 포함해 상반기 장르 다변화도 이어갑니다. 넷이즈가 만드는 생존형 건설 시뮬레이션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 그램퍼스가 개발하는 쿠킹 시뮬레이션 'BTS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등이 줄줄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컴투스는 미디어 사업 강화에도 나섭니다. 지난해 3분기 미디어 등 매출은 4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9% 줄었는데요. 드라마와 영화, K팝으로 사업 경쟁력을 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tvN 드라마 '마에스트라'와 디즈니+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 넷플릭스 드라마 '조국과 민족', 영화 '왕을 찾아서', '드라이브', '인터뷰' 개봉, 대규모 K팝 공연 개최 등을 이어갑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사진=넷마블)
 
넷마블, MMORPG로 경쟁력 회복
 
넷마블도 인기 IP(지식재산권)으로 재도약을 노립니다. 방준혁 의장이 신년사에서 말한 위기는 7분기 연속 적자입니다. 넷마블은 2022년 1분기 119억원, 2분기 347억원, 3분기 380억원, 4분기 241억원, 2023년 1분기 282억원, 2분기 372억원, 3분기 21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전분기보다 3% 감소한 83%인데요. 컴투스는 장르 다변화로 매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려 합니다. 3분기 기준 장르별 매출 비중은 캐주얼 44%, RPG 35%, MMORPG 10%, 기타 11%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뒤집을 카드는 상반기에만 일곱 장에 달합니다. 특히 매출 비중이 적은 MMORPG 강화가 눈에 띄는데요. 이 장르만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레이븐2', 중국판 '제2의 나라: Cross Worlds' 등 세 종입니다.
 
이 밖에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TPS MOBA·다중 사용자 온라인 전략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액션 RPG)',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수집형 전략 RPG)', 한국판 '모두의마블2(캐주얼)' 등이 출시 준비중입니다.
 
하반기에는 '일곱 개의 대죄: Origin(오리진)'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합니다. 2019년 모바일용으로 출시한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2020년 2분기 넷마블 게임 매출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는데요. 신작은 PC와 모바일, 콘솔까지 지원해 사용자 폭이 넓은 데다, 줄거리도 원작자와 함께 새로 쓰고 있어서 기존 만화 팬들의 유입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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