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신사업 내세우지만…KT, 투자성적 신통찮네
헬스케업 사업목적 추가해 드라이브
관련산업 타법인 투자는 마이너스
직접 세운 해외법인도 사업 중단 혹은 성과 미미
KT "DX 중심 헬스케어 사업 재편 중"
입력 : 2024-01-22 06:00:00 수정 : 2024-01-22 10:12:0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수년째 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찍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년 헬스케어를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는데요. 사업의 시너지를 위해 투자도 지속했지만, 투자 성과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중입니다.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투자한 해외법인도 성과를 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KT는 신사업 확장 일환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나섰습니다.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때도 헬스케어 사업은 5대 사업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2025년 헬스케어 부문에서 매출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내건 바 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과 달리 헬스케어와 관련된 투자 부문에서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먼저 해외기업 투자를 볼까요. KT는 지난 2021년 뉴로시그마(NeuroSigma)와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6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에 나섰습니다. 뉴로시그마는 미국의 전자약 개발회사인데요. 전자패치를 통해 뇌신경을 자극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뇌전증 등의 신경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KT는 2022년 11월 손드헬스(Sonde Health)에도 29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손드헬스는 음성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정신건강, 호흡장애 등 다수의 질환을 예측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KT는 뉴로시그마와 손드헬스 모두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투자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지난해 6월말 기준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기술 개발에 이은 관련 서비스 출시까지는 요원한 모습입니다.  
 
KT는 헬스케어 분야 국내 상장사 지분투자에도 나섰는데, 여기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KT는 엔젠바이오(354200), 인벤티지랩(389470) 등에 투자에 나섰습니다. 엔젠바이오에 2021년 9월 276억3300만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는데요. KT는 10.9%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엔젠바이오는 KT의 사내벤처 1호이기도 합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정밀진단 플랫폼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반기보고서 기준 엔젠바이오에 대한 장부가액은 125억7100만원으로 절반가량 축소됐습니다. 평가 손익은 마이너스 36억원 규모입니다. 엔젠바이오의 거듭되는 영업적자도 KT가 속앓이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인벤티지랩의 경우도 볼까요. KT는 인벤티지랩에 2022년 3월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1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0.44%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 자체는 크지 않으나, 이 역시 평가 손익은 마이너스 6억원 규모를 기록 중입니다. 이 기업 역시 지난해 반기 기준 당기순손실 10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회사들의 실적과 주가가 부침이 심한 편인데, 사업적으로도 당장 뚜렷한 성과를 내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세운 해외 법인도 성과는 미미합니다. KT는 2022년 주요 사업으로 헬스케어를 내세운 러시아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러시아 연방 소속의 극동개발공사와 블라디보스토크에 건강검진센터(헬스케어) 등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요. 현지 메드시 그룹과 업무협약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KT는 합작투자사(JV) 설립은 물론, 러시아 10대 대도시, CIS(독립국가연합)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며, 관련 사업은 동력을 잃은 상황입니다. 이밖에 KT는 베트남에도 현지 법인을 세우고 원격 AI 의료 서비스를 선보이려 했습니다. 하노이에 건강검진센터 설립도 준비 중이었는데요. 현재는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KT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사업의 중점 영역을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T는 "베트남 원격케어 등 이미 시행한 현지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헬스케어 사업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헬스케어 사업은 디지털전환(DX) 기술 중심으로 사업 개발에 지속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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