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미디어 콘텐츠'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HE사업본부, LG채널·웹OS 전문인력 확충
TV 수요 침체…HW 대신 SW로 활로 모색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5년간 1조 투자
입력 : 2024-01-29 15:17:02 수정 : 2024-01-29 15:29:42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TV 기반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미래 주요 수익원으로 낙점, 전문 인력 모집에 나섰습니다. TV 사업 체질을 기존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바꿔,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방안 마련을 서두르는 분위기입니다.
 
29일 LG그룹 채용 사이트인 'LG커리어스'에 따르면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지난 25일부터 미디어 콘텐츠 사업 관련해 다양한 분야의 경력 사원 모집을 추진 중입니다. 이번 채용 인력 대부분은 LG전자가 최근 경쟁력을 강화하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인 LG채널과 '웹(web)OS' 등 분야의 실무를 맡을 전망입니다.
 
담당 업무는 플랫폼 회계 관리·기획을 비롯해 광고 콘텐츠 기획·운영, 콘텐츠 광고 파트너십, 광고 서비스·상품 기획, 서비스PM 등 총 5개 영역입니다. 콘텐츠 기획·운영은 FAST 서비스 LG채널의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콘텐츠 배포·투자·수급을 담당합니다. 광고 서비스·상품 기획은 시장·경쟁사·고객 분석을 통한 서비스 성공 요인을 모색하고, LG채널 상세 서비스 기획을 진행합니다.
 
사진=LG그룹 채용 사이트 'LG커리어스' 캡처
 
LG채널은 광고를 시청하면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전 세계 2억대에 달하는 자체 스마트TV 구동 운영체제(OS)인 '웹OS'에 내장돼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제공됩니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부터 모든 TV에 자체 FAST 플랫폼으로 LG채널 탑재를 시작했으며, 현재 총 28개국에서 3500개에 달하는 채널을 제공하며 관련 광고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LG채널과 웹OS 등 미디어 콘텐츠 사업은 HE사업본부가 본업인 TV 판매와 별도로 힘을 주는 분야입니다. 글로벌 TV 수요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HW 판매량 증대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연간 출하량은 전년보다 1.4% 감소한 1억9900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LG채널과 웹OS 등 SW 역량 강화에 집중해 TV 시장의 부진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SW는 수익 창출을 장기적으로 도모하는 측면에서도 HW보다 이점이 큽니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TV 판매와 달리 LG채널과 웹OS는 언제든지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서비스 출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추가 수익 확보에 용이합니다. LG전자는 구형 TV에도 웹OS 업데이트를 지원하는데, 이는 LG채널 이용자를 늘려 궁극적으로 콘텐츠·광고 수익 규모를 높인다는 구상으로 해석됩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이 지난해 9월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웹OS 파트너 서밋'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미디어 콘텐츠 사업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TV 사업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HE사업본부 영업이익은 TV 수요 침체기가 본격화한 지난 2022년 54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전년보다 99.5% 감소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624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웹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LG전자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도 단행합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9월 열린 '웹OS 파트너 서밋'에서 "LG전자는 더 이상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니다"라며 "맞춤형 콘텐츠·서비스 분야에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콘텐츠 경쟁력과 서비스 사용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사업 규모를 조 단위로 성장시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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