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작년 부실 기업 4000곳…최근 5년 중 최대"
부동산·임대업 등이 부실 확률 상승 견인
건설업은 부실 확률 가장 가파르게 상승
입력 : 2024-01-31 16:39:27 수정 : 2024-01-31 16:39:2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 부진, 재고 증가로 국내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부실기업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1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기업부실 예측모형을 통한 2023년 부실기업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감기업(금융업 제외) 3만6425개사 중 4255개사(11.7%)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는 2022년 부실기업 수(3856개사) 보다 10.3% 늘어난 것으로, 2019년 이후 5년래 높은 수치입니다.
 
한경협이 설계한 모형에 따르면 기업의 자산과 매출액이 각각 1% 증가할 경우, 부실 확률(정상 기업이 부실 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각각 0.02%포인트(p), 0.0004%p 감소하고, 부채와 이자비용이 1%씩 증가하면 부실 확률은 각각 0.02%p, 0.00004%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한경협)
 
 
자산 감소와 부채 증가는 변화 폭이 클수록 부실 확률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산과 부채가 1%씩 감소·증가할 때 부실 확률의 증가 폭은 0.02%p이지만, 자산이 절반으로 감소하거나 부채가 두 배로 증가할 경우 부실확률은 30%p 이상 증가해 기업 안정성이 크게 훼손됐습니다.
 
한경협이 기업부실모형을 토대로 외감기업들의 평균 부실 확률을 진단한 결과, 부실 확률은 2019년(5.33%) 이후 매년 증가했습니다. 지난해는 7.92%에 달했습니다. 평균 부실 확률이 증가했다는 건 기업들의 전반적인 재무재표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임대업과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의 부실확률은 각각 21.4%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교육서비스업(14.2%) △전기·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13.9%) △운수업(13.4%) 순이었습니다.
 
최근 부실 확률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업종은 건설업이었습니다. 건설업의 부실 확률은 2019년 2.6%에서 2023년 6.0%로 최근 4년 사이 두 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한경협은 동산 대출 연체율 증가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고금리 지속·원자재값 상승·부동산 PF 부실화 우려 등으로 인한 자금경색이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부실기업 증가는 금융과 실물경제간의 리스크를 확대 재생산하여, 경제전반의 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부실 위험을 경감시키기 위해 자금조달 금리를 인하하고, 기업활력제고법상의 사업재편 제도를 활용한 선제적인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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