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지갑부터 NFT까지…LG전자, 웹3 서비스 역량 강화
CTO부문, 블록체인·웹3 전문가 채용
차세대 웹 유망 서비스 선제적 확보
TV·가전과 접목…"차별적 고객가치"
입력 : 2024-02-13 15:04:25 수정 : 2024-02-13 15:36:08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블록체인과 웹(Web)3 분야 전문가 영입에 나섰습니다. 최근 웹3는 블록체인 등 탈중앙화 기술을 토대로 차세대 인터넷 환경으로 떠올랐습니다. LG전자는 암호화폐지갑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서비스 역량을 강화, 다가올 웹3 시대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선행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은 이달 말까지 경력 3년 이상의 블록체인·웹3 전문가를 채용합니다. 입사 후에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인 블록체인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웹3에서 신규 사업을 개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을 맡습니다.
 
웹3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차세대 웹 환경입니다.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인 개빈 우드가 지난 2014년 처음 제안, 2021년부터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이보다 먼저 알려진 웹3.0이 연결성과 지능화라는 '시맨틱웹'에 초점을 맞췄다면, 웹3는 사용자의 데이터 통제권과 소유권 강화에 중점을 뒀습니다.
 
웹3와 웹3.0 모두 아직은 개념 정의·범위가 불분명합니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이 이미 상용화한 만큼 차세대 웹으로 웹3이 주목받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선 블록체인 생태계가 미성숙하고, 트랜잭션(수행 작업 단위) 속도가 느리다는 기술적 한계 탓에 웹3.0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암호화폐지갑 애플리케이션(앱) '월립토'. 사진=LG전자
 
LG전자는 우선 논의가 더 활발한 분야인 웹3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CTO부문 인력 모집도 웹3 기반 서비스 발굴·개발이 목표입니다. 이를 당장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삼기보다 유망한 서비스를 미리 확보한다는 차원으로, 이를 통해 향후 웹3 생태계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LG전자 관계자는 "CTO부문이 연구개발(R&D)하는 분야는 우선 순위가 사업화에 있기보다 미래 기술 선점과 경쟁력 확보에 있다"며 "특정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사업화가 임박했다고 판단될 경우 이에 적합한 사업본부 산하 R&D 조직으로 이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블록체인·웹3 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그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추가했고, 8월에는 독자 개발한 암호화폐지갑 애플리케이션(앱) '월립토' 상표권 출원과 함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LG 스타일러 슈케이스'와 몬스터 슈즈를 함께 전시한 컨셉 이미지. 사진=LG전자
 
또 다른 웹3 서비스로 LG전자에서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운영 중인 '몬스터슈즈클럽(몬슈클)'이 있습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신발관리 솔루션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와 함께 공개된 몬슈클은 NFT 기술로 만든 디지털 가상신발입니다. TV사업을 맡는 HE사업본부도 지난 2022년 9월 NFT 예술 작품 거래 플랫폼 '아트랩'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LG전자는 윌립토를 자사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LG 씽큐'에 연계할 방침입니다. 윌립토를 통해 디지털 슈즈 NFT를 구입·거래하거나 LG 아트랩에 있는 NFT를 등록·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입니다. 현재 윌립토는 한국·미국 안드로이드·iOS 마켓에 등록돼 있으며, LG전자 CTO 산하 블록체인연구실이 이에 대한 서비스 기획·검증·운영·파트너십 등을 추진 중입니다.
 
올해 LG전자는 웹3 서비스 역량을 높이는 한편, 이를 자사 TV·가전 분야와 접목하는 방안 마련에 한층 박차를 가할 전망입니다. 새롭고 차별화한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입니다. 올해 초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 화두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꼽았고,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도 작년 말 "세상을 놀라게 하는 고객경험을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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