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청약자 1명·수도권도 고전"…청약시장 양극화 극명
서울 더샵 둔촌포레 경쟁률 93대 1
수도권 내 입지·가격 따라 온도 차
입력 : 2024-03-14 16:07:17 수정 : 2024-03-14 17:40:33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청약홈 개편을 앞두고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청약시장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격과 입지가 좋은 지역은 청약자들이 몰리며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지방 대부분은 한 자릿수 청약 경쟁률이나 미달 단지들이 속출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12일 분양을 진행한 전국 16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흥행한 성공한 단지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곳이었습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는 지난 12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47가구 모집에 4374건이 접수돼 평균경쟁률이 93.06에 달했습니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 84㎡B 타입에는 15가구 모집에 2330명이 접수해 155.33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더샵둔촌포레는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한 단지로 올해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9호선 중앙보훈병원에서 도보 10분 거리이며, 단지 앞에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가 있고 일자산공원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더샵둔촌포레 분양가는 84㎡ 13억원 후반대, 112㎡는 16억 후반대입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84㎡ 입주권이 지난 1월 18억 후반~19억원대에 거래됐는데 분양가는 이에 비해 저렴해 수요자들이 몰렸습니다.
 
공공분양인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74가구 모집에 2898명이 접수해 평균경쟁률은 39.16대 1을 기록했습니다.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공영주차장 부지에 건립한 단지로, 지하철역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합니다. 74㎡ 분양가는 6억대, 84㎡은 7억원대입니다. 
 
한화포레나 안산고잔2차는 1순위 접수 결과 92가구 모집에 980명이 몰려 10.65대 1을 기록했습니다. 53㎡ 타입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는데요. 안산에서 교통과 교육 등 주거 환경이 좋아 주거 선호도가 높은 고잔동 도심에 조성됐습니다. 공사가 진행 중인 신안산선이 완공되면 신안산선 성포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합니다. 전용면적 59㎡ 분양가는 5억4760만원으로 지난해 연말 인근에서 분양을 진행한 롯데캐슬 시그니처중앙의 같은 면적 분양가보다 낮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지방 아파트 단지들은 접수자가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울산 남구 신정동의 더폴 울산신정은 특별공급(90세대)과 1순위 청약(167세대)에 각각 1명만 신청했습니다. 강원도 고성군에 공급되는 고성석미모닝파크는 82가구 모집에 7명이 신청했습니다.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 당분간 지속 
 
분양시장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는데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의 작년 4분기 초기 분양률은 100%를 기록한 반면 지방은 69.8%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 3분기보다 6.8%포인트 낮아진 수준입니다. 초기 분양률은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 개시일로부터 3개월 초과~6개월 이하의 기간 동안 총 분양 가구 수에서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이 62.7%에서 56.8%로 떨어졌고, 충북도 96.1%에서 90.4%로 하락했습니다. 작년 3분기에 분양 물량이 없었던 경남은 4분기에 58.7%를 기록했습니다. 제주의 경우 0.9%의 저조한 초기 분양률을 기록했는데요. 100가구 중 99가구가 6개월 안에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미달 단지가 느는 지방과 수도권 외곽단지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1월 주택 통계 지표에서는 미분양 주택과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전월 대비 각각 2.0%, 4.7% 증가했는데요. 앞서 계약일 기준 2월 청약시장에서는 총 21개 단지 중 11개 단지가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며 분양 시장의 부정적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 증가 등 분양 시장 회복 지연과 주택 원가율 악화 등 실적 부담 요인 역시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결국은 시세 차익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린다"면서 "지방이라도 분양가가 시세 대비 저렴한 거점도시로 수요가 집중돼 향 소형도시에는 공급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는 서울 내 분양가상한제 지역과 GTX-A 노선의 시작점인 파주 운정신도시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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