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조수진→한민수'…끝내 박용진은 없었다
민주, 강북을에 '친명' 한민수 전략공천
김영주·홍영표·임종석…공천 잡음 줄줄
이재명 "친명·비명 한심한 얘기" 일축
입력 : 2024-03-22 17:18:19 수정 : 2024-03-22 18:16:3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오는 4·10 총선에서 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가 돌고 돌아 한민수 대변인으로 낙점됐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대변인의 공천으로 민주당의 '친명횡재' 공천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뒤따릅니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한심한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민주당은 22일 "당대표 결정 사항"이라며 "위임 받은 당무위원회와 최고위원회 권한으로 서울 강북을 후보로 한민수 대변인을 의결 및 인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이 2022년 11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날 새벽 강북을 후보였던 조수진 변호사가 성범죄자 피의자 변호 논란 등 과거 이력으로 사흘 만에 자진 사퇴했는데, 후보 등록 마감이 임박한 만큼 이재명 대표가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 것입니다. 
 
조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더 이상 당에 대한 공격은 멈춰달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정권 심판에 작은 방해조차 되지 않겠다는 조 후보의 뜻을 존중한다"며 "조 후보의 뜻을 수용해 정권 심판과 국민 승리로 화답하겠다"고 조 후보의 사퇴를 수용했습니다. 
 
강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천 과정에서의) 진통을 성장통으로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두 번의 후보 교체에도…박용진은 'No'
 
서울 강북을 지역구는 조 후보 논란에 앞서서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해당 지역구 현역인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이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에 든다고 알려지면서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의 대표 사례로 거론됐습니다. 
 
박 의원은 정봉주 전 의원, 이승훈 당 전략기획부위원장과의 3인 경선에 이어 정 전 의원과 결선을 진행했습니다. 두 차례의 선거에서 모두 30% 감산 조치를 받은 그는 끝내 정 전 의원에 패해 고배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과거 '목발 경품' 발언과 거짓 사과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이 그의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민주당 서울 강북을 당내 경선에서 조수진 변호사와 맞붙게 된 박용진 의원이 18일 오후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박 의원은 조 변호사와 전략 경선을 치렀습니다. 일반 경선과 마찬가지로 박 의원은  30%의 감산 페널티를, 조 변호사는 여성·정치신인 가산점 25%를 받고 경선에 임했습니다. 박 의원은 출발선에서 55%나 뒤처진 경쟁에서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두 번이나 후보가 낙마했지만 해당 지역구 현역인 박용진 의원은 끝내 공천의 기회를 잡지는 못했습니다. 조 변호사의 사퇴 후 새로운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서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차점자 승계는 안된다.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는데요. 그는 "(박 의원은) 이미 경선에서 두 번의 기회를 받았다"고도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이재명 "한민수, 친명이면 여태 기회 안 줬겠냐"
 
민주당의 강북을 후보 결정에 당 안팎에서는 비명계 현역의원들이 대폭 물갈이 된 이번 공천 결과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습니다. 앞서 민주당의 본격적인 공천 작업이 시작되자 이에 반발해 탈당을 감행한 의원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국회부의장을 지냈던 김영주 의원은 '하위 20%' 통보 이후 당을 나가 국민의힘에 입당했습니다. 
 
홍영표 의원은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경선을 치르려 했으나 경선에서조차 컷오프(공천 배제)돼 탈당했습니다. 당을 떠나기 앞서 의원총회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판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홍 의원은 같은 이유로 탈당을 감행한 설훈 의원과 새로운미래로 적을 옮겼습니다. 
 
경선 기회는 얻었지만 친명계 원외 후보들에게 줄줄이 고배를 마신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강병원 의원(서울 은평을)은 김우영 전 강원도당위원장에게,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갑)은 양문석 전 고성·통영지역위원장에게 패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김우영 후보와 양문석 후보는 모두 막말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특히 양 후보의 경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 발언으로 당내 계파 갈등의 새 불씨가 되기도 했는데요. 김부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일단 정리하고 총선 승리라는 한 가지 목표로 매진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컷오프도 이번 공천 과정의 최대 뇌관이었습니다. 임 전 실장이 출마를 선언한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전략공천하면서 임 전 실장의 반발을 샀던 것인데요. 결국 임 전 실장은 장고 끝에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 한 달여간 이 같은 잡음이 지속됐지만 이재명 대표는 '혁신 공천'이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이날의 강북을 공천에 대해서도 "한민수 후보가 친명이면 경선 기회를 여태까지 안 줬겠느냐"고 반문했는데요. 이 대표는 "박용진 후보는 참 훌륭한 정치인이고 장래가 촉망되는 좋은 정치인이지만 두 번의 기회를 받았다"면서 "한 번의 기회도 갖지 못한 오랫동안 당에 헌신했던 당직자 한민수 후보로 결정하는 것이 최고위의 압도적 다수 의견이었다"고 이날의 결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후보자들을 향해 '후보자 및 선거사무소 관계자 언행 유의 사항 특별 지침'을 안내했습니다. 개인적인 총선 낙관론을 강력히 경고하고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발언은 엄중 조치하겠다는 방침인데요.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 앞에 겸손하고 절실함만 보이기에도 부족한 때"라며 "본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전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념해 선거 운동에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김진양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