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53+α"…국힘 내부선 "100석도 어렵다"
최대 격전지 '서울'…민주 우세·국힘 열세
"민주 우위지만 섣부른 판단 경계해야"
입력 : 2024-03-22 17:02:36 수정 : 2024-03-22 18:22:38
[뉴스토마토 박진아·한동인 기자] 여야의 승부를 판가름할 운명의 날이 2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 모두 4·10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어느 쪽도 확실한 승리를 자신하지는 못하는 모습인데요. 다만 최근 '이종섭 주호주 대사·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논란 등 여권발 악재가 거듭되면서 승리의 무게추는 야권으로 기우는 양상입니다. 여야 모두 48개 의석이 걸린 서울을 핵심 승부처이자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153석+알파(α)' 의석 확보를 목표로 내걸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대로 가다가는 '100석'도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하면서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충남 서산 동부시장을 방문해 조한기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핵심 승부처 '서울'…'우세' 민주 32곳·국힘 10곳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 목표 의석수를 '153석+α'로 잡고 있습니다. 계파간 공천 파동을 겪으며 급격하게 무너졌던 민주당은 최근 여권발 악재로 반전 모멘텀을 마련, '정권심판론'의 기세로 장밋빛 미래를 전망합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례적으로 자체 판세 분석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용산발' 악재가 타격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여야가 이번 총선에서 핵심 승부처이자 최대 격전지로 꼽은 지역은 '서울'입니다. 지난 총선 서울에서만 41석을 차지했던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의석 확보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세 지역으로는 서대문을, 마포을, 양천을, 구로을 등 총 32곳을 꼽았습니다. 아울러 용산, 광진을, 양천갑, 영등포을 등 총 9곳은 박빙 지역으로 분류했습니다. 이어 강남과 서초 등 7곳을 열세 지역으로 내다봤습니다. 민주당은 전체 254곳 지역구 중 최대 130곳 안팎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습니다.
 
지난 총선 당시 서울에서 단 8곳만 의석을 확보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지역 과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텃밭'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에 이어 강동갑, 동작갑·을 등에서 앞서고 있다고 판단, 총 10곳을 우세 지역으로 꼽고 있습니다. 박빙 승부처로는 광진갑·을, 중-성동갑·을, 마포갑 등 주로 한강벨트를 포함해 총 18곳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습니다. 전통적 민주당 강세인 관악, 강서, 중랑, 성북 등 총 20곳은 열세 지역으로 점쳤습니다. 서울 위기론에 휩싸인 국민의힘은 전체 254곳 지역구 중 우세 지역이 최대 100석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총선 참패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자,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53석에서 플러스해서 한 170석은 돼야 하지 않나"라며 "과반 이상의 승리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비관론이 당 전체를 휘감자, 되레 '낙관론'을 편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세 낮추는 민주…위기감 짙어지는 국힘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조심스레 승리를 점치면서도 자세를 낮추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오히려 국민의힘이 최대 170석까지 확보할 수 있다며 '민주당 과반 위기론'에 불을 지피는 모습인데요. 그는 지난 19일 강원 춘천중앙시장 기자회견에서 "150석에 단 한 석만 더해 151석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부겸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은 민주당이 조금 열세로 보는 게 오히려 맞다. 바둑으로 치면, 계가바둑(차이가 미세한 승부)처럼 치열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자만심을 경계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대로 가다가는 100석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캠프 시절 대외협력 특보를 지난 김경진 국민의힘 서울 동대문을 후보는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수도권 상당수 후보들이 500표, 1000표, 1500표 차이로 상당수가 고꾸라질 가능성이 높지 않나"라고 우려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기도 의석 60석 중 국민의힘 10석 정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선 최근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PK) 의원을 중심으로 "경기도는 휘청휘청한다"(김학용 의원), "부산마저 위험하다"(박수영 의원)는 글이 여럿 올라오면서 짙어진 위기감을 드러냈습니다.
 
"야당 상승세지만…섣부른 판단 경계해야"
 
전문가들은 '민주당 우세·국민의힘 열세'라고 내다보면서도 섣부른 판단을 경계합니다. 아직까지는 판세가 요동치는 국면으로, 막판 변수 발생으로 흐름이 좌우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사건이 뇌관으로 작용하면서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상승세 흐름이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양평 고속도로 문제를 포함해 그간 국민들에게 누적돼 있던 불만과 스트레스가 이 대사 사건으로 봇물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정권심판론과 대통령의 부정평가가 너무 높다"며 "여당 130석 대 범야권 170석 정도 될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말 실수, 구설수 등이 변수로 꼽을 수 있는데, 간과하고 있는 변수가 경제, 물가다. 시장만 가도 국민들이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꼬집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매일 이슈와 악재가 터지고 있어서 섣부르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히려 여야가 대세론을 펼치다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아직까지는 판세가 요동치는 국면"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어떤 선거보다도 막판에 판세가 형성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의 흐름은 중도층이 좌우하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가 팽팽하게 가다가 마지막에 중도층이 승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정용선 후보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한동인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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