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한미-OCI 통합 '키맨' 신동국 회장, 통합 반대 측 지지
임주현 사장 "대주주 주식 3년간 '보호예수' 하자" 제안
'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에 한미-OCI그룹 통합 결정될 듯
입력 : 2024-03-25 16:58:47 수정 : 2024-03-25 16:58:47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로 주목받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손을 들어주면서 한미-OCI그룹 통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신 회장이 임종윤 사장을 위시한 통합 반대 진영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자, 한미그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데요. 한미그룹은 25일 지주사 이사회의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해 회사의 신용과 명예를 손상하는 행위를 지속했다는 사유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을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주축으로 이뤄진 한미-OCI그룹 통합 진영은 통합 반대파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해 표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었죠. 하지만 통합 반대를 주장하는 임종윤 사장 측이 신 회장을 포섭하며,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됐습니다. 
 
신 회장은 한미그룹의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개인 주주 중에는 가장 많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통합 반대파 임종윤, 임종훈 사장 측과 신 회장의 지분을 합치면 40.57%에 달합니다. 반면 통합을 추진하는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은 가현문화재단 4.90%, 임성기재단 3.00%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35.0%에 그칩니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겸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 실장(오른쪽)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한미타워 파크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혜현 기자)
 
판세가 불리한 쪽으로 기울자 임주현 사장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임종윤 사장 측에 "OCI그룹과 통합 이후 대주주 지분을 보호예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임주현 사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OCI에 지분을 양도하는 대신 한미그룹의 경영권은 기존 경영진으로 유지하는 것이 통합의 대전제로, 통합 이후에도 한미그룹 대주주의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예탁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이어 "상속세 재원은 송 회장의 구주 매각을 통해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통합 이후에는 오버행 이슈와 상속세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 회장과는 그동안 한미그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를 했었고, 주총 전까지 계속해서 한미그룹의 입장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임종윤, 임종훈 사장 측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매도할 계획이 없다"며, OCI그룹과 통합을 반대하는 장·차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할 의도라는 지적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결국 한미그룹의 운명은 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20.5%를 가지고 있는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결정될 전망입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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