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불모지 태국)⑥"삼성전자와 맞손…우량대출로 승부"
(인터뷰)노현우 국민카드 태국법인(KB J Capital) 부법인장
부실 자산 정리 후 현지인 신용대출 집중
3년새 영업자산 2.7배·고객수 7배 성장
입력 : 2024-03-28 06:00:00 수정 : 2024-03-28 10:15:10
 
 
(방콕=이종용 기자) 태국 방콕 시암역 옆 대형 쇼핑몰 '시암 파라곤' 3층에는 전자제품 판매점이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폰, 샤오미 등 글로벌 브랜드가 진열돼 있는데요.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이 지난 19일 이 곳을 찾아 갤럭시24를 구매하는 방법을 묻자 매장 직원은 KB국민카드 태국법인 '삼성 파이낸스 플러스 서비스(Samsung Finance+·SF+)'를 소개했습니다. 매장 직원은 "다른 서류 필요 없이 신분증만 제시하면 할부로 구매할 수 있다"면서 "설명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할부 신청과 승인까지 5분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태국 방콕의 대형쇼핑몰 '시암 파라곤' 3층에 위치한 전자제품 판매점. 매장 직원이 KB국민카드 태국법인의 '삼성 파이낸스 플러스 서비스(Samsung Finance+)'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K금융 불모지'로 여겨지는 태국 방콕에서는 KB국민카드가 고군분투하고 있는데요. 국내 여신전문금융사 중 유일하게 사무소나 지점이 아니라 법인 형태로 여전업을 영위하고 있는데요. 취재팀은 KB국민카드 태국법인(KB J Capital)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과 성과, 노하우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Thailand cultural centre역 인근 AIA캐피탈센터에서 노현우 KB J Capital 부법인장을 만났습니다. 
 
금융시스템이나 노하우 면에서는 한국 금융사가 우월하지 않냐는 취재팀의 첫 질문에 노 부법인장은 손사부터 쳤습니다. 그는 "동남아 현지 금융사의 자체 애플리케이션이라든지 마케팅 시스템이 얼마나 돼 있겠냐고 생각하겠지만, 태국 자체 역량이 한국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전문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자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태국 여신전문금융사는 50여개 정도 있는데 상위 10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한다"며 "상위 업체들은 현지 금융사로 구성된 곳은 몇 개 있지만 대부분 일본계가 대주주이거나 일본계 자금이 들어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업력이 40년이 가까이 되는 회사들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습니다. 
 
태국 지하철(MRT) Thailand cultural centre역 인근 AIA캐피탈센터에는 국민카드 태국법인(KB J Capital)이 입주해있다. 사진은 노현우 부법인장. (사진=뉴스토마토)
 
KB J Capital은 국내 금융사 자회사 중 유일하게 태국에 진출해 있는 회사인데요. 지난 2021년 2월 현지 제이마트(Jaymart)그룹의 비은행 계열사인 J핀테크를 인수한 이후 본격적으로 영업 성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노 부법인장은 "최초 인수 당시 회사는 신용대출과 자동차담보대출, 주택토지담보대출, 할부금융, 기업금융 등 여러 가지 상품을 복합적으로 취급하고 있었다"며 "인수 후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상품은 모두 정리했고, 건전하고 영속성이 있는 수익 구조를 위해 우량 고객 중심의 신용대출로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KB J Capital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4018억원, 영업자산 3721억원으로, 월 평균 약 300억원의 신규 대출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총 고객 수는 71만8000명으로 매월 약 6만5000명 정도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인수 시점과 비교해 보면 3년 만에 영업자산 2.7배, 월 신규 대출 취급액 5배, 고객 수 7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KB국민카드 태국법인(KB J Capital)은 국내 금융사 자회사 중 유일하게 태국에 진출해 있는 금융사로 우량 고객 위주의 신용대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KB국민카드 태국법인 내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시암역 전자제품 매장에서 살펴본 할부금융서비스 'SF+'에 대해서도 물어봤는데요. 노 부법인장은 "우리나라처럼 신용카드가 대중화하지 않은 태국에서는 핸드폰을 할부 구매하려면 구매자의 신분증과 월급명세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SF+ 서비스는 신분증 하나만 있으면 전자제품 매장 내 태블릿을 통해 할부 신청과 승인이 이뤄지기 때문에 가입 과정만 놓고 보면 5분 내 처리가 완료된다"며 "실시간 자동화로 처리되는 덕분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압도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현재 SF+ 서비스는 2022년 10월 출시 당시 150개 매장을 시작으로 현재 태국 전 지역 4527개 핸드폰 매장에서 제공되는데요. 하루에 약 5700건 정도의 신청 거래가 이뤄집니다. 누적 신규고객 71만3000명에 누적 취급액은 2480억원에 달합니다. 올해는 태국 지방 지역의 소규모 핸드폰 매장까지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요. KB J Capital 측은 연말까지 6000개 이상의 제휴 매장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KB J Capital은 본점 사무실의 절반 이상을 리스크 관리 담당 인력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고객 신용도가 실시간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대출 이후 후속 관리가 중요해서입니다. 
 
노 부법인장은 "단기적으로는 신용대출 사업의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KB국민카드의 데이터 분석 및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방대하게 유입되는 신규 고객과 기존 상환 고객들의 패턴을 분석하고 고객별 타깃 마케팅, 우량 고객의 내재화를 통해 빈틈 없는 고객 밸류 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지급결제사업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노 부법인장은 "태국 신용카드 시장에 대해서 컨설팅도 진행했다"면서 "단순 신용카드뿐만이 아니라 대출 연계 QR지급결제 등 여러 방면으로 검토 및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7)편에서 계속>
 
방콕=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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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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