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줄사직’…군의관 투입에도 ‘역부족’
빅5 병원 교수들, 사직대열 동참
시민·환자단체 “진료 정상화 시급”
입력 : 2024-03-27 16:37:35 수정 : 2024-03-27 17:51:1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의료현장 혼란과 환자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빅5’ 병원 교수들 모두 사직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등 의료인력을 현장에 추가 투입하고 있지만, 의료공백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민·환자단체와 보건의료노조 등은 의정 대화를 통한 ‘진료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추가 파견한 공보의 100명과 군의관 100명 등 200명의 인력이 이날 60여 의료기관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앞서 투입한 213명 포함 시 모두 413명이 의료기관에 파견됐습니다. 복지부는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제대 예정인 군의관의 상급종합병원 조기 복귀 등 추가 인력 투입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의료현장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입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을 대신했던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법정근로시간인 주 52시간 근무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각 병원들은 당장 다음주부터 교수들의 진료 축소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간호사들이 27일 서울 강서구 한 종합병원 인공신장실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전공의 이탈과 의대 교수 집단 사직이 현실화되면서 간호인력과 2차 의료급여기관의 업무 가중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직서를 제출하는 교수들의 규모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40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국 의대 교수들이 대부분 29일까지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날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면서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하는 의대 교수들도 모두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가톨릭대 의대는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앞서 25일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고,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이 수련병원인 울산대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이 수련병원인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은 28일 사직서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의료계 복귀, 정부 대화 장 마련”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이 진료거부에 나서면서 수술이나 치료, 입원 등을 급격하게 줄이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며 “의료대란 상황에서도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노동자들은 무급휴가와 연차휴가 강제 사용, 임금체불 위협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압박조치를 유보하고, 진료 정상화와 필수의료 살리기 해법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시민단체와 환자단체들도 진료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전공의가 사라진 병원에서 교수와 전임의, 간호사 등 남은 의료진으로 인해 환자들도 그나마 버텼지만, 교수들마저 떠난다면 환자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환자들의 불안과 피해를 더하는 정부와 의료계 갈등을 그치고, 의료진의 빠른 복귀와 함께 환장 중심의 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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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