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마저 엎치락뒤치락…변수는 '노동계' 표심
거제, 보수당계 의원이 30년 넘게 석권…22대 총선서 민심 변화 감지
거제 인구 70% 차지하는 조선업 노동…인물보다 '정당 우선' 경향
입력 : 2024-03-28 17:36:06 수정 : 2024-03-28 18:38:43
 
 
[거제=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2주 앞두고 경남 거제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현역 서일준 후보와 도전자 변광용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데요. 그간 거제는 민주당의 불모지로 통했습니다. 거제가 독립 선거구로 된 13대 총선 이래 이곳에선 단 한 번도 민주당계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의료계와 정부 대립 등 윤석열정부 악재가 속출하고 거제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의힘 책임론'이 나오면서 현재 판세는 안갯속입니다. 변수는 인구의 70%인 조선업 종사자들의 표심입니다.

보수 절대아성 거제…거세게 부는 '민주당 바람'
 
지난 27일 공표한 <MBC경남·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제 국회의원 후보 지지율은 변광용 후보 48.3%, 서일준 후보 40.9%, 김범준 개혁신당 후보는 3.8%로 집계됐습니다.(23~24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 경남 거제에 출마한 후보들. 사진 왼쪽부터 변광용 민주당 후보,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현역), 김범준 국민의힘 후보. (사진=뉴시스)
 
지난 19일 발표된 <KBS창원방송총국·한국리서치> 조사 결과에선 서 후보가 41%, 변 후보가 33%, 김 후보가 3%였습니다.(15~17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거제 '경기침체'에 흔들리는 민심
  
3월 중순 이후 국민의힘은 의료계와 정부의 대립,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정당 지지율이 하락했는데, 지역구 후보에게도 여파가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거제의 극적인 민심 변화는 보수당계가 수십 년째 득표했으면서도 거제의 불황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거제 국회의원은 13대부터 21대까지 무려 36년 동안 보수당계 후보들이 석권했을 정도입니다. 거제시장도 역대 8명의 민선 시장 가운데선 2018년 변광용 후보가 당선된 걸 빼면 7명이 모두 보수당계 출신입니다. 
 
고현동 고현시장에서 만난 40대 정모씨는 "거제 물가가 정말 미쳤다. 부산은 휘발유가 1600원대인데, 거제에선 1700원"이라면서 "국민의힘 뽑았더니 대체 지금까지 거제를 위해 뭘 했느냐. 이제는 거제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고 질타했습니다. 상문동에서 만난 50대 조모씨도 "서 후보가 지역 행사 와서 마이크 잡는 거 빼고 지역을 위해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막내 애가 고등학생인데 거제엔 자리 잡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업계 표심은…"인물보다 정당·공약 우선"
 
경남 거제시의 주요 상권인 옥포동 옥포로 일대. (사진=뉴스토마토)
 
결국 거제 표심은 조선업 종사자들이 결정할 걸로 보입니다. 조선업 종사자는 거제 인구의 70%를 차지합니다. 먼저 옥포국가산업단지 인근의 옥포동에서 만난 조선업 종사자들은 인물론보다 정당과 공약을 더 우선시했습니다. 40대 김모씨는 "일일이 후보 개개인을 따질 정도로 정치에 관심도 없고 정당이 제일 중요하고 그다음이 공약 아니겠느냐"면서 "가족하고 동료들 말을 좀 들어보고 선택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50대 최모씨는 "민주당이 공천한 거 보시라. 그게 무슨 정당이냐"며 "이 대표는 감방을 가야 할 사람인데, 무슨 자격으로 당대표까지하고 국회의원을 또 하려고 하느냐"라며 민주당을 비판했습니다. 30대 윤모씨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에 가면 외국인 노동자들과 그 가족이 정말 많다"며 "외국인 노동자 때문에 정작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일자리 줄었는데, 국민의힘에선 그런 건 관심이 없다"면서 정부·여당의 무능을 지적했습니다. 
 
거제=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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