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의료계, 불법 행동 중단하고 합리적 방안 가져와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 발표
"의대 정원 2000명, 최소한의 증원 규모"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멈출 순 없어"
입력 : 2024-04-01 12:56:21 수정 : 2024-04-01 12:56:21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의료 개혁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은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사실상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계를 향해 "증원을 반대하면서 (집단행동을) 할 게 아니라 제가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해달라"고 당부하며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해야 마땅하다"고 밝혔습니다. 
 
"더 타당한 방안 가져오면 얼마든 논의"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고 강조하면서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법이다.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충분히 검토한 정당한 정책을, 절차에 맞춰 진행하는 것을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중단하거나 멈출 수는 없다"고 못 박으며 "의사 증원을 의사들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거꾸로 국민의 목숨의 가치가 그것밖에 안 되는지 반문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의료개혁을 위해 그동안 의사들의 요청을 반영해 왔다는 점도 피력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추계를 검토했다"며 "어떤 연구 방법론에 의하더라도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비정상적 구조를 바로 잡기 위해 의사 증원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논의가 부족했다는 일부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료현안협의체',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등 다양한 협의 기구를 통해 37차례에 걸쳐 의사 증원 방안을 협의해 왔다"며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정원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7년간 반복한 실수 또다시 되풀이 안 돼"
 
특히 윤 대통령은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이제 와서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애초에 점진적인 증원이 가능했다면, 어째서 지난 27년 동안 어떤 정부도 단 한 명의 증원도 하지 못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이해집단의 위협에 굴복해 증원은 고사하고 351명 정원 감축에 찬성한 것이 결국 지금의 심각한 의사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며 "27년 동안 반복한 실수를 또다시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사전통지와 면허정지 처분 통지 수령을 거부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도 "통지서 송달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의료현장으로 돌아와 주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이어 "의사단체는 하루라도 빨리 정부와  테이블에 앉아 무엇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길인지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했습니다.
 
의료개혁 완수를 위한 국민적 지지도 호소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은 용기가 필요한 때다. 정책 추진과 성공의 동력은 결국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라며 "정부가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와 정부는 더욱 자세를 낮추고 우리 사회의 약자와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박진아

지금 이 순간, 정확하고 깊이있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