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들쭉날쭉 '계양을' 여론조사…민심도 '안갯속'
계양을 민심, '정권 심판론' 대 '인물론'
입력 : 2024-04-04 17:47:59 수정 : 2024-04-09 15:54:03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3월 28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역 앞에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4·10 총선 최대 격전지인 인천 계양을 표심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대권주자로 평가되며 계양을에서 ‘명룡대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는 연일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면서 계양을 판세가 안갯속을 걷고 있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여론조사도 ‘딴판’
 
2004년 신설된 계양을은 7차례의 선거에서 민주당이 6차례 승리했습니다. 다만 민주당과의 선거에서 ‘5전 5승’을 기록한 원 후보가 유권자들의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이 후보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에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지난 3일 <경기일보>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계양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후보 47.7% 대 원 후보 44.3%를 기록했습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4%포인트입니다. (유무선 ARS 방식·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그러나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동시에 나왔습니다. <SBS>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계양을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이날 발표한 결과 이 후보 55%, 원 후보 37%로 집계됐습니다. 두 후보의 격차는 18%포인트입니다. (무선전화면접 방식·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3월 30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전통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초접전 계양을“정권 심판” 대 “지역 발전”
 
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비교적 높았던 작전서운동이 계양갑에서 계양을로 지역구가 바뀌었는데요. 기존 계산 1동과 3동은 계양갑 지역구로 넘어갔습니다. 계산 1동과 3동은 21대 총선 당시 보수 진영 후보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지역인만큼 이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진 셈인데요. 
 
다만 1권역(계산2·4동, 작전서운동)과 2권역(계양1·2·3동)의 민심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민주당의 표밭인 작전서운동 주민들은 정책적 차별성보다는 정부 심판론을 근거로 이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계양경기장 인근에서 만난 20대 여성 김모씨는 “윤석열 대통령은 처가 양평고속도로 의혹부터 시작해서 불공정의 끝을 달리고 있다. 대파를 손에 쥐고 800원 타령하는 것도 너무 우스웠다”라며 “연출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은 총선 기간이라 잠잠하지만 총선 이후에 또다시 색깔론을 꺼내들 것 생각하니 벌써 피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30대 남성 윤모씨는 “윤 대통령도 싫고 한동훈 위원장도 싫다. 한 위원장도 윤 대통령이 꽂아서 당 대표가 된 것 아닌가”라며 “일전에 이준석 전 대표를 내쫓을 때부터 윤 대통령은 그릇이 작고 감정에 따라 국정운영을 할 사람이라고 느꼈다. 지역구는 이재명,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뽑을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와 도덕성에 대한 회의감도 감지됐습니다. 60대 남성 최모씨는 “원래부터 민주당을 지지했고, 철새처럼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면서도 “문제는 이재명이다. 지금 노무현 정신이 민주당에 남아있지 않을뿐더러 툭하면 조사받고 망언까지 하는 인사를 뽑아야 하나 너무 고민된다”고 한탄했습니다. 
 
반면 계양2동 주민들은 ‘인물론’을 내세운 원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계양산전통시장에서 만난 50대 남성 박모씨는 “원 후보가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냈고 유세하는 모습을 보면 참 살뜰하게 지역을 챙길 것 같다”라며 “80대인 어머니부터 가족들 모두가 이제 한번쯤 바꿔볼 때가 됐다고 말씀하신다”고 말했습니다. 
 
원 후보의 등장으로 계양을이 전국적 관심을 받게 된 것을 반기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40대 여성 한모씨는 “주민 입장에서 원 후보가 와서 좋다. 이 후보가 왔을 때에는 텃밭을 물려받는다는 느낌이었다”라며 “원 후보가 오면서 계양을이 많이 주목받고 있다. 이 관심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습니다. 
 
이 후보가 당 대표 업무로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70대 여성 권모씨는 “이 후보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중앙에만 있고 지역에 없었다”라며 “별로 얼굴을 보고 싶지도 않다. 이번 기회에 범죄자들은 다 걸러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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