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원내대표 불출마 가닥…윤, 영향력 약화
친윤·비윤 한 목소리로 이철규 원내대표 불출마 요구
수직적 당정관계 재정립, 차기 당 대표 선거까지 영향
입력 : 2024-05-02 17:07:29 수정 : 2024-05-02 21:01:10
 
 
이철규(오른쪽 두번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찐윤(진짜 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원내대표 대세론’이 역풍을 맞았습니다. 이 의원 원내대표 단독 추대설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 반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친윤계의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에 무게가 쏠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장악력이 약해지는 모습인데요. 국민의힘 세력 지형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이철규 대세론’ 속 송석준 원내대표 출사표 
 
수도권에서 3선에 성공한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은 2일 원내대표에 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 의원은 이날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라며 “아무리 험하고 고된 길이라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제가 가야 할 길이라면 적극 나서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철규 대세론’ 속 침묵을 깨고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공개 도전장을 낸 첫 사례입니다. 애초 국민의힘은 3일에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할 계획이었습니다. 차기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원 구성 협상부터 쟁점 법안 등을 둘러싸고 야권과 협상을 해야 하는데요.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후보 구인난을 겪으면서 원내대표 선출일을 9일로 연기했습니다. 
 
여기에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도읍 의원과 추경호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 출마 유력 후보로 거론됩니다. 김 의원은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내에서 중진급 의원들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입장을 바꿀지 주목됩니다. 
 
추 의원은 윤석열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출마와 관련해 “일요일(5일)까지 등록일이니 그때까지 생각하겠다”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한편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 문제와 관련해 “(저에게) 악역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라며 “그렇지만 불출마해달라는 사람들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왜 자꾸 있지도 않은 일을 가정해서 사람을 공격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 말에 일일이 대답할 대꾸의 가치를 못 느낀다”라며 자신에게 불출마를 요구한 자당 의원들에게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현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친윤계, 이철규 향해 원내대표 불출마 요구수직적 당정관계 변화 주목
 
국민의힘의 4·10총선 참패 원인으로 수직적 당정관계가 꼽히는 만큼, 친윤계 내에서도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연일 분출되고 있습니다. 
 
배현진 의원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철규 의원께서 불출마 선언하실 것을 촉구한다”라며 “어쩌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이철규 의원께 이미 저와 여러 당선인의 의견을 전해드린 바 있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정치는 결과 책임의 장이다. 우리는 선거에서 국민께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라며 “멀리 보아 (원내대표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잠시 참으시고, 두려워도 조금 더 용기 내주시길 우리 당의 선배들께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배 의원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변인을 지낸 친윤계로 꼽힙니다. 
 
신동욱 서울 서초을 당선인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불출마 쪽으로 가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국면은 그렇게 바뀌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갑자기 추경호 의원 얘기가 나오더라”고 원내 경선에 대한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반면 유상범 의원 등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이 의원의 출마를 옹호했는데요. 이에 일각에서 친윤계 분화가 현실화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기에 비윤계 수도권 의원들은 대통령실과 선을 그으며 당정관계 재정립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친윤계 분화가 본격화될 경우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입니다. 윤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는 친윤 주류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는데요. 수직적 당정관계의 재정립은 차기 전당대회 경선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실제로 차기 당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당 일각에서 제기된 ‘나경원 당 대표-이철규 원내대표’ 연대설에 대해 “굉장히 고약한 프레임”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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