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민심…역대 최대 사전투표로
사전투표율 31.28%…총 1384만 9043명 참여
여야, 아전인수 해석…총투표율 60%대 후반 전망
입력 : 2024-04-07 16:18:30 수정 : 2024-04-07 16:55:0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분노한 민심'은 매서웠습니다.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사상 처음으로 사전투표율이 30%를 돌파했습니다. 유권자 10명 중 3명가량이 투표를 마친 셈입니다. 윤석열정부 중간평가인 이번 선거에서 역대급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정권심판론에 대한 강력한 민심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보수층이 여당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등 선명성 강화에 호응한 것도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조국혁신당 출현으로 거대 양당을 비토하는 유권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도 투표율 제고에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재외국민 투표율(62.8%)에 이어 사전투표율도 기록적 수치를 달성하면서 본투표율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야는 남은 승부처가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에 있다고 보고 4·10 총선 마지막 주말인 7일 막판 세몰이에 나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세대별 투표율, 특히 무당층이 많은 2030세대 표심이 총선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6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6년 총선 '12.19%'…8년 만에 2.5배 '껑충'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6일 양일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1384만9043명이 투표를 마쳤습니다. 이에 따라 사전투표율은 31.28%로 집계됐는데요. 
 
4년 전의 21대 총선(26.69%) 때와 비교하면 4.5%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됐던 20대 총선(12.19%)보다는 2.5배나 뛰었습니다. 지난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 중에서는 2022년의 20대 대통령 선거(36.93%) 다음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41.19%)이 유일하게 40%를 넘기며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이어 전북(38.46%), 광주(38.0%), 세종(36.9%), 강원(32.64%), 서울(32.63%) 등 6개 시·도가 평균치 이상의 사전투표율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대구는 25.60%로 가장 낮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제주(28.50%), 경기(29.54%), 부산(29.57%) 등도 30%에 못 미치는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보수·진보·중도' 유권자 다 결집"
 
기대 이상의 높은 사전투표율에 전문가들은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이 관심이 역대급으로 높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일제히 사전투표를 독려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 역시 "역대 총선 중 가장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쳐왔기에 사전투표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보수층에서는 '한동훈 효과'로, 진보층에서는 '정권심판론'으로, 중도층에서는 '조국혁신당'으로 각각 한 번씩 결집이 일어났다"고 짚으며 "그것이 사전투표에 반영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60%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지난 21대 총선의 66.2%보다 2∼3%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총 투표율이) 지난 총선에 버금가거나 조금 더 높을 수 있다"며 "최대 3%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창환 평론가도 "지난번 (총선의) 투표율보다 최소 1~2% 이상은 오를 것이라고 본다"며 "69%까지도 가능하다"고 관측했습니다. 김 대표는 "여야의 동력 때문에 본투표에 나설 사람들이 사전 투표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총선 투표율에는 비슷하게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민주당에 반드시 유리하진 않다"
 
다만 이들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에 유리할 것'이란 통념에는 일부만 동조했습니다. 사전투표에 나서는 사람들의 비율을 보면 진보 지지층의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정권심판론에 위기를 느낀 고령의 보수층들이 다수 움직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전투표가 종료된 이후 여야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을 한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강선우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사전투표율 공표 직후 브리핑을 통해 "역대 총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며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향해 위대한 국민께서 투표로 주권자의 힘을 보여주셨다"고 평가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전날의 유세에서 "사전투표율이 올라갔는데 왜 올랐겠느냐"며 "우리가 얼마나 범죄자에 대해 화가 났는지 보여주기 위해 여러분이 사전투표장에 나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총선의 최종 승패는 세대별 투표율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특히 정치적 성향이 강하지 않은 20~30대의 선택이 주된 변수로 지목되는데요. 
 
박상병 평론가는 "20~30대는 대체로 어느 특정한 정당의 지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사전투표) 참여가 많았다고 한다면 결과 예측은 복잡해진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창환 평론가도 "60~70대의 투표율은 항상 높았다"면서 "나머지 세대의 투표율이 어떨 것인지를 봐야한다. 진보, 보수층이 결집했을 때 중도층의 비율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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