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한국 '리걸테크'…'법률 AI' 경쟁 속도
협단체와 갈등으로 암흑기 걷던 '리걸테크'…기술개발 박차
법률 AI 챗봇·법률 특화 언어모델 등 잇따라 출시
글로벌 법률AI 업체 한국 진출에 '위기감'도
"법률AI 주권 수호할 수 있는 지원책 필요"
입력 : 2024-04-08 15:23:46 수정 : 2024-04-09 10:30:56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변호사단체와의 갈등으로 암흑기를 걸었던 국내 리걸테크 업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최근 주요 리걸테크 플랫폼은 물론 로펌들이 속속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법률 AI’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특히 일부 업체는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는 등 사업 확대를 위한 성장 활로 모색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AI (그래픽=연합뉴스)
 
8일 리걸테크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플랫폼과 로펌을 중심으로 한 법률 AI 서비스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 중인 생성형 AI 기반 리걸테크 시장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특히 일반인들의 접근이 다소 어려운 법률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한 간편하고 친숙한 서비스로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개발한 AI 법률 Q&A 챗봇 서비스 ‘AI 대륙아주를 최근 정식 출시했습니다. AI 대륙아주는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축적한 법률 데이터를 리걸테크 스타트업 넥서스AI가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개발한 서비스입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국내 최초로 법무법인이 제공하는 AI 챗봇 서비스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밖에 다른 주요 대형 로펌들도 AI 서비스 도입을 적극 점검하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변호사단체와 갈등으로 기나긴 아픔을 겪었던 로톡의 운영사 로앤컴퍼니도 새로운 법률 AI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앤컴퍼니는 AI 전문기업인 업스테이지와 한국 법률 특화 거대언어모델 솔라 리걸을 개발 중인데요. 또한 B2B(기업 간 거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슈퍼로이어를 오는 6월에 출시해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인텔리콘연구소도 리걸테크의 다양한 응용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한국 법률 특화 언어모델(sLLM) 코알라를 개발하고 고도화와 후속 모델 개발을 진행 중인데요. 변호사향 판례검색 서비스에 강점을 둔 엘박스는 조만간 신규 서비스인 엘박스 AI’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AI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앤굿은 지난해 로앤봇’, ‘선거법 AI 검색 챗봇을 출시한 이후 최근 고도화된 로앤서치를 출시해 운영 중입니다.
 
이처럼 리걸테크 플랫폼이 모처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국내 시장 상황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그간 여러 규제와 갈등으로 혁신이 주춤한 사이공룡이라 불리는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150개 나라에 진출한 글로벌 법률정보업체 렉시스넥시스는 지난달 19일 세계 최초 종합 법률 AI 솔루션인 렉시스플러스 AI’를 한국에 정식 출시했습니다. 렉시스플러스 AIAI가 판례 등을 찾아주고 법률 문서 초안을 작성해주는 서비스인데요. 아직은 미국 법률에 특화된 서비스지만 국내 업체와 손을 잡고 빠르게 접근성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향후 렉시스넥시스가 상대적으로 완성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법률 특화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규모의 경제 속 국내 리걸테크 플랫폼의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판결문이나 판례 데이터가 더욱 많이 공개돼야 그것을 바탕으로 학습을 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나아갈 수 있다라며 국내 리걸테크 산업 활성화를 통해 법률 AI 주권을 우리나라 기업이 수호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책의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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