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태양절' 명칭…선대 후광 지우기 '연장선'
김일성 상징 '태양' 표현 자제…선대 유훈까지 철거 나서
입력 : 2024-04-09 17:15:13 수정 : 2024-04-09 17:15:13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4월 15일) 111주년을 기념해 각지에서 경축행사들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2024년인 올해 북한은 '태양'이라는 표현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지칭하는 '태양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선대의 업적을 기리며 세운 '조국 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한 데 이어 '후광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됩니다. 
 
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주석 탄생 112돌 경축 중앙사진전람회 개최 소식을 전하며 '태양절' 대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탄생 112돌'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또 제59차 전국 학생소년예술축전 개막 소식을 전하면서는 '뜻깊은 4월의 명절'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지난 10년간 '태양절요리축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행사를 '전국요리축전'으로 변경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에서 '태양'이라는 단어는 김 주석을 가리키는데, 북한이 최근 '태양'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자제하는 모습이 포착된 겁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소와 달리 북한 매체들에서 태양절이란 이름 대신 '4월 명절', '봄 명절'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김 주석의 생일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과 함께 최대 명절로 꼽힙니다. 기존에 북한은 두 기념일 전후로 각종 문화·예술 행사에서 선대 지도자를 우상화하고 '백두혈통' 이미지를 부각해 정권 세습을 정당화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김 위원장은 선대의 업적을 기리며 세운 '조국 통일 3대 헌장 기념탑'까지 철거하며 선대 유훈을 지워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는 △조국 통일 3대 원칙 △고려 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 △조국통일을 위한 전 민족 대단결 10대 강령 등이 담겨있는데, 선대의 유훈이나 다름없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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