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퇴장…국민의힘 차기 당권 '윤석열 차별화'
'도로 영남당' 비판에 고개 드는 '수도권 대표론'
한동훈, 중도 외연 확장 실패에도 당권 도전 시사
입력 : 2024-04-10 20:46:43 수정 : 2024-04-11 01:02:03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국민의힘으로 대한민국살리기' 청계광장 22대 총선 파이널 총력유세를 마친 뒤 이동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역대급 참패가 예상되면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도 퇴장 수순을 밟을 전망입니다. 당장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사퇴가 불가피한데요. 지난해 12월 21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지 3개월 반 만에 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또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후 전당대회를 치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도전을 위한 각축이 치열해질 전망인데요. 차기 당권 최대 관전 포인트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될 전망입니다. 
 
'나경원'에 쏠리는 눈…패자 '원희룡 역할론'도 
 
그간 당 내부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의 당대표 도전설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후보, '원조 친윤' 권성동(강원 강릉) 후보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돌았습니다. 다만 총선 과정에서 '용산 리스크'가 여권 지지율 하락의 이유로 꼽히면서 이들의 출마의 명분이 악화됐는데요. 
 
친윤계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김기현 전 대표의 '윤석열 아바타' 논란이 재연되면서 친윤·비윤(비윤석열계) 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총선 국면에서 여권에 불리한 판세가 점쳐지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정 관계 재정립'을 강조하며 지지율 상승에 악재로 작용하는 대통령실과 일정 거리를 둔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도 수도권에서 참패하면서 다시 '영남당'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데요. 영남당의 이미지를 허물고 수도권 표심과 중도층 확장을 위해 '수도권 대표론'이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주호영 원내대표는 차기 당 대표 조건으로 '수도권과 MZ세대(20·30대)의 표심을 이끌 사람'을 말한 바 있습니다. 
 
이에 정치권에서 권영세(서울 용산)·나경원(서울 동작을)·안철수(경기 분당갑) 후보의 역할에 이목이 쏠립니다. 이들은 국민의힘 내에서 수도권 중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권 외 지역 출마자가 당권을 준비한다는 소문을 들은 바 있으나 아직 수도권 출마 후보자들의 당권 도전 여부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에도 방송3사(KBS·MBC·SBS) 공동출구조사에서 접전을 펼친 이들이 당선될 경우 당 안팎에서 출마 요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 용산(강태웅 50.3% 대 권영세 49.3%), 동작을(류삼영 52.3% 대 나경원 47.7%), 성남분당갑(이광재 52.8% 대 안철수 47.2%)은 격전 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또 당 지도부의 요청에 '선당후사'의 자세로 지역구를 옮긴 서병수(부산 북갑), 김태호(경남 양산을) 후보가 생환할 경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한 영남권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는데요. 국민의힘의 약점으로 '노쇠한 영남당' 이미지가 꼽히는 가운데 인적 쇄신을 꾀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방송3사 공동출구조사 결과 낙선이 유력한 원희룡(인천 계양을) 후보와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유승민 전 의원이 당권 싸움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총선 직후 대통령실이 부처의 개각을 단행하면서 원 후보가 내각에 복귀할 수 있는데요. 유 전 의원 역시 당내 계파가 전무한 만큼 당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역 앞에서 전주혜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총선 뒤 운명은시험대 선 한동훈 
 
총선 결과에 따라 한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가 요동칠 전망입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0%대에 머물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130석 이상을 확보할 경우 한 위원장은 당권을 징검다리로 대권까지 노릴 수 있습니다. 
 
한 위원장 역시 총선 후 거취를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았는데요. 총선 이후 미국 유학설에 대해 "어디 가서 공부할 나이가 아니라 공적으로 봉사할 일만 남아있다"라며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이 110석 아래 의석을 얻거나 개헌 저지선마저 깨지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다면 한 위원장은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한 위원장은 중도층 외연 확장에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당 안팎에서는 '한동훈 원톱 체제' 한계론도 거론됐습니다. 
 
통상 선거를 지휘한 당 지도부는 선거 패배 시 총사퇴를 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섰습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시 황교안 미래통합당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총선 당일 자정 직전에 개표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으로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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