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만 3번째…'공영방송 장악 시도' 도마
국회 과방위, 24~25일 이틀간 이진숙 후보자 인사청문회 진행
이진숙 "공영방송 역할 재정립해서 공영성 회복하도록 할 것"
입력 : 2024-07-24 16:21:23 수정 : 2024-07-24 17:28:26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4일 시작됐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불과 1년 사이에 이동관 전 위원장과 김홍일 전 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게 됐는데요. 여야의 날 선 신경전은 인사청문회 시작 전 회의장 밖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특히 공영방송에 대한 개혁 의지를 강하게 보인 이 후보자를 향해 “할 줄 아는 것이 방송 장악과 노조 탄압밖에 없다”는 원색적인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야당 의원과 언론단체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이후 여권은 이 후보자에 대해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한 적임자라고 옹호해 온 반면, 야권에서는 ‘방송 장악 청부업자’라는 비판이 이어졌는데요.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회의장 앞에서는 전·현직 문화방송(MBC) 관계자와 언론노조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언론장악 청부업자 이진숙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서 “(이 후보자는) MBC 민영화를 모의한 사람으로, 방통위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항의했습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역시 “세월호참사, 이태원참사, 5·18 유공자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라며 “자식을 잃은 부모 앞에서 공영방송을 흉기로 만들었던 사람이 방통위원장을 하겠다고 감히 이 자리에 설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직후 과방위원장과 이 후보자의 신경전까지 벌어졌는데요.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증인 선서를 마친 이 후보자가 선서문을 제출한 뒤 인사 없이 뒤돌아 자리로 돌아가려 하자 불러세운 뒤 귓속말로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속삭였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정부 시절 MBC 홍보기획본부장을 지내면서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 및 해고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인사말에서도 “공영방송은 사실에 입각한 객관적 보도라는 평가를 받기보다는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 서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공영방송이 이름에 걸맞게 역할을 재정립해 공영성을 회복할 수 있게 하겠다”라며 공영방송 저격에 나섰습니다. 
 
또 이 후보자는 “MBC는 노조가 중요한 결정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다. 특히 제작 자율성과 인사 부문에 있어서 임명동의제 등이 핵심인데 사실상 임명과 콘텐츠 제작 부분을 노조가 (결정권을) 갖고 있다”라며 방통위원장 취임 이후 MBC 노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에 임명될 시 5인 정원인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이에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불법적 2인 구조 속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강행할 것”이라며 “탄핵 발의가 뒤따를 것이고 후보자는 길어야 몇 달짜리 ‘제3의 이동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는데요.
 
이밖에 이 후보자를 향해 자진사퇴를 종용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할 줄 아는 게 방송 장악과 노조 탄압밖에 없다면 후보자는 서류 탈락 감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스스로 나는 너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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