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이 다양한 유료 서비스로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당근과 번개장터는 각각 광고 사업과 수수료 의무화 정책 등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데요. 어떤 수익 모델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립니다.
당근 CI (이미지=당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0조원에서 지난해 약 26조원으로 성장했습니다. 2025년에 약 43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처럼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는 중이지만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들은 아직 고민이 많습니다. 외형 외에 내실도 함께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근이 ‘적자 기업’ 꼬리표를 뗀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설립 8년 만입니다. 지난해 매출 1276억원, 영업이익 174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2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근은 핵심 서비스인 중고거래 관련 수수료를 따로 매기지 않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주요 원인으로 광고 사업이 꼽힙니다.
2023년 당근의 광고주는 2020년과 비교해 6배, 광고 집행 수는 9배 가량 늘었습니다. 당근은 지난해 8월 가게 주소지를 기준으로 반경 최소 300m부터 최대 1.5㎞까지 동네 가게 광고 노출 범위를 직접 설정할 수 있는 ‘반경 타기팅 광고’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또 큰 규모의 광고 집행을 원하는 광고주를 위한 ‘전문가 모드’도 출시해 왔는데요. 이외에도 중고차 및 부동산 직거래, 아르바이트 구인 등 사업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번개장터의 경우 거래 수수료 및 정품 검수 서비스인 번개케어 등이 주요 수입원으로 꼽히는데요. 특히 번개장터는 지난달 1일부터 업계 최초로 모든 거래의 결제 방식을 안전결제로 일원화했습니다. 안전결제 수수료는 판매자에게만 부과되는데요. 상품 금액의 3.5%입니다.
안전결제는 구매자가 실제 물건을 받을 때까지 제3 금융기관이 결제대금을 보관하고 판매 이후 판매자에게 정산되는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 기반 시스템이기에 사기 피해 방지에 효과적입니다. 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한 상황 속 결제 대금 전용 위험성까지 차단했는데요. 다만 판매자들은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수수료로 '신뢰도'와 '수익성' 제고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번개장터의 전략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수수료는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많이 구사하는 전략이긴 하나, 중고거래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자칫 이용자들의 탈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거래 대비 수수료율을 책정하는 방식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라며 “중고거래 특성 상 조금이라도 아끼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판매자가 많은 상황에서 3.5%라는 수수료는 다소 높다”고 전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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