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5일 <뉴스토마토>에서 보도된 "김건희 여사, 4·10 총선 공천 개입" 기사 내용이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는 지난 5일자 1면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파장은 컸습니다. 비록 익명이지만 현역 국회의원 두 명의 진술이 근거로 제시됐으며, 문제의 텔레그램 대화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도 이후 쏟아지는 반응에 대해 깊은 감사와 함께 아쉬움도 있습니다. 기사에서 거론된 국회의원 A, B와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인 D가 누구냐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뉴스토마토>가 해당 텔레그램 또는 녹취록을 가지고 있는지, 확보하고 있다면 언제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많은 추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취재원 보호' 또한 언론이 감내해야 할 의무라는 점을 밝힙니다. 특히 A 의원은 면책특권이 부여된 자리에서 상세한 증언을 고심하고 있어, 약간의 기다림도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뉴스토마토>는 A, B 의원의 결단과는 별개로 계속해서 후속보도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1차적으로는 보도를 입증할 물증이 되어야 할 것이며, 본질적으로는 M씨의 존재와 역할 규명에 전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뉴스토마토>가 의심하는 사건의 실체는 김건희 여사와 비선 M씨의 ‘국정 농단’ 의혹이기 때문입니다.
M씨는 창원을 기반으로 경남은 물론 중앙에까지 알려진 인물입니다.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정치 현안에도 매우 밝다고 합니다. 스스로는 ‘김종인, 오세훈, 이준석, 김영선, 박완수’를 본지에 거론하며 자신의 주장에 거짓이 없다고 했습니다. 임혁백 교수와 함께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 뭍밑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함성득 교수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윤 대통령 내외, 특히 김 여사와의 관계를 주위에 자랑하며 영향력을 과시했고, <뉴스토마토>는 많은 증언을 확보하는 등 사실확인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해명에도 주목합니다. 대통령실은 해당 기사가 보도된 5일 오후 고위 관계자 입을 빌어 “김영선 전 의원은 컷오프 됐고, 결과적으로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천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본지는 김 여사에게는 물론 대통령실에 해당 의혹에 대한 반론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같은 날 국민의힘도 “4·10 총선 공천은 당내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이뤄졌으며, 외부 인사가 개입한 사실이 없다”면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보도”라고 규정했습니다. 침묵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다음날 “언론에 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컷오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습니다. 한 대표는 기사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던 ‘사람들’(단수가 아닌 복수)을 언급함으로써 ‘윤-한 갈등’에 대비한 복선을 배치했습니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해석됩니다.
여권, 특히 대통령실 내에서 ‘성역’으로 알려진 김건희 여사가 직접 거론됐음에도 경찰 고발 등의 사법적인 조치는 아직 없습니다. 말장난에 불과하지만, 반론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대부분 사실(정확히는 ‘결과’)에는 부합합니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여부와 별개로, 결과적으로 김 전 의원이 옮기고자 했던 지역구(김해갑)에 공천이 되지 않았으며, 이는 당시 한동훈 비대위 산하 공관위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창원 의창 국민의힘 후보를 희망했던 검찰 출신 모 인사도 실제 컷오프 됐으며, 부장검사 출신의 그를 대통령실이 강하게 밀었다는 소문 또한 이미 파다했습니다.
본질적 의문은 해소된 것이 전혀 없다는 점도 밝힙니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과 4·10 총선 공천 관련해서 텔레그램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눴는지 그리고 김 여사가 실제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 이를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현 한동훈 대표가 차단하며 ‘윤-한 갈등’으로 비화됐는지 등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뉴스토마토>는 20대 대선 직후였던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연고도 없던 경남 창원 의창에 김영선 전 의원이 갑작스럽게 공천된 경위에 김 여사와 문제의 M씨, Y 의원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심도 갖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해당 의혹들을 하나하나 치밀하게 검증 중입니다. 아울러 직접 당사자들의 결단도 촉구합니다. 상황을 보며 그에 맞는 대응을 강구하겠다는 자세는 득실만 따지는 '비겁함'의 다른 이름입니다. 더 이상의 정치적 이해를 따지기보다 국민을 믿고 당당하게 진실의 대열에 합류해 주십시오. 기존 '여의도 문법'을 버리겠다던 한동훈 대표 또한 마땅히 당사자입니다.
편집국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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