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두 번째 암살 위기 모면…대선 후폭풍 불가피(종합)
용의자, 과거 트럼프 겨냥 "당신이 사라지면 기쁠 것"
입력 : 2024-09-16 11:53:34 수정 : 2024-09-16 11:53:34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 15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인근 고속도로에서 체포된 용의자 차량 주변으로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암살 시도를 면했습니다. 지난 7월 이후 두 번째 암살 시도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호 실패'에 대한 비판이 직면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적 후폭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박빙인 상황에서 중도층의 표심 이동이 주목됩니다.
 
트럼프 "날 멈추게 할 수 없다"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암살 시도로 보이는 총격이 발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중 총격을 당해 부상 당한 바 있는데,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다만 이번 총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주변에서 총성이 들렸는데,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이 말을 먼저 들려드리고 싶었다"면서 "나는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무엇도 나를 멈추게 할 수 없다.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를 응원해주는 여러분을 항상 사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해 FBI(연방수사국)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보이는 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사건 발생 장소 인근에서 총기를 든 사람을 발견했고, 용의자는 차량을 타고 도주했지만 체포됐습니다. 해당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의 58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루스로 확인됐습니다. 골프장 인근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AK 타입의 총기도 회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7월 암살 시도범의 경우 현장에서 사살됐지만, 이번에는 체포 됨에 따라 그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으며 경미한 범죄 혐의로 8번 체포된 바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구하려 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도 조명됩니다. 그는 과거 엑스(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난 2016년에 당신을 선택했고 나와 세상은 대통령 트럼프가 후보 트럼프와 다르고 더 낫기를 바랐지만 우리는 모두 크게 실망했고 당신은 더 악화하고 퇴보하는 것 같다"며 "난 당신이 사라지면 기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또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에 참석했다가 총상을 입은 부상자를 방문하고, 숨진 이의 장례식에 조문했어야 한다는 글도 올렸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난 내 팀에게 비밀경호국(SS)이 전직 대통령의 계속되는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과 역량, 보호 조치를 계속 갖추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며 "내가 여러 번 말했듯이 우리나라에는 언제든 정치 폭력이나 그 어떤 폭력을 위한 자리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에 거즈를 붙인 채 지난 7월 15일(현지시각)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RNC)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화당 표 결집할 듯…중도층 표심은 '글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전이 확보됨에 따라 주목되는 건 대선 여파입니다. 대선을 50여 일 앞둔 상황이지만 두 후보는 아직까지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 후보 모두 대선을 앞두고 판세 반전을 위해 경합주 방문 계획을 세우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암살 시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격히 오른 바 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락연설이 있었던 공화당 전당대회가 사실상의 '대관식'이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특히나 지난 7월 첫 번째 암살 시도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호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사건에 대한 '책임론'과 TV 토론 여파로 인해 후보직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 암살 시도의 경우 아직까지는 여파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건이 공화당 지지층을 결집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중도층의 표심이 이동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럼에도 TV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판정승'했다는 평가가 유력한 상황에서 변수로 작용할 여지는 큰 상황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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