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4) IFA 점령한 중국…삼성·LG, 긴장감 '고조'
중국, 참가국 중 가장 큰 규모로 IFA 전시장 차지
'세계 최초' 등 수식어 내세우며 기술력 자신감
조주완 LG전자 사장 "중국, 무서워해야 할 대상"
입력 : 2024-09-10 15:43:58 수정 : 2024-09-10 17:54:36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개막해 닷새간 열린 ‘IFA 2024’에선 수년 전부터 글로벌 전시회에 대거 참여해온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중국의 대표 가전업체 TCL과 하이센스는 전시관에 대형 TV를 전면 배치했는데요. 중국은 저가 물량 공세로 TV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데 이어 초대형 TV를 앞세워 고급화 전략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한국 기업을 바짝 추격하면서 국내 전자 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4가 오는 10일 폐막한다. '공감지능으로 새롭게 그려내는 AI홈'을 주제로 참가한 LG전자 전시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에 지난 닷새 동안 139개국에서 2000여개의 기업들이 참가했습니다. 한국은 127개 사가 IFA에 참석했는데요. 중국은 한국보다 10배 이상 많은 1300여개 기업이 참가하면서 참가국 중 가장 큰 규모로 전시장을 차지했습니다. 
 
IFA의 공식 후원사이기도 한 TCL은 세계 최대 크기라고 자랑한 115인치 ‘퀀텀닷(QD)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내세웠습니다. 미니 LED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함께 프리미엄 TV로 꼽힙니다. 또 자체 조사결과 전 세계 대형 스크린 TV 시장 점유율 32.4%를 차지하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다른 중국 가전 업체 하이센스 역시 롤러블 TV를 비롯해 안경 없이도 구현되는 3D TV 등을 부스에 전시했는데요. 8K 화질의 스크린 레이저 TV는 자사 제품이 ‘세계 최초’라고 전했습니다. 
 
불과 1년 전 중국은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모방하면서 ‘한국 베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다만 올해 IFA에서 ‘세계 최초’와 ‘세계 최대’ 등의 수식어를 내세우며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내는 등 기술력 향상에 따른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LG전자가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5일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에 '공감지능으로 새롭게 그려내는 AI홈'을 주제로 참가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주말을 맞아 전시가 열리는 독일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내 LG전자 전시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이에 국내 기업에서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데요.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IFA 개막 첫날 TCL과 하이센스를 관람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국 가전 업체들이 질적인 면에서 (한국 기업들을) 굉장히 많이 따라왔다. 우리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은 깎아내릴 대상이 아니고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5%를 기록하며 글로벌 1위 수성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2위를 기록한 TCL(11%)과 단 4%포인트 차이입니다. 하이센스는 점유율 10%를 기록, 3위를 기록하며 LG전자(9%)에 앞섰습니다.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 마련된 중국기업 TCL 부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TV 점유율 1위 자리까지 중국에 넘겨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데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CL, 샤오미, 하이센스 등 중국 브랜드의 미니LED TV 합산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 삼성전자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삼성이 2025년에 킬러 제품을 출시하지 못한다면 미니 LED TV 시장 점유율은 TCL에 추월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7일 IFA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 대해 “기술이 성숙되면 가격 때문에 (중국 업체에) 따라잡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계속 출시하면 삼성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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