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민주당…자만 땐 '이재명'도 심판
야당 첫 과반 정당…민주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
"압도적 다수당 만들어 준 민심 읽어야"
입력 : 2024-04-11 17:52:12 수정 : 2024-04-11 18:51:5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민주당이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단독 과반' 정당의 지위를 얻었습니다. 특히 여당으로 치렀던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에는 제1야당의 위치에서 일궈낸 결과라 더 의미가 깊습니다.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압도적 승리를 함에 따라 민주당의 국회 장악력이 한층 커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민주당을 압도적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민심을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역대급 승리가 민주당에 대한 전폭적 지지가 아닌 '정권심판이 먼저'라는 민심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자칫 오만으로 빠지는 순간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제12차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겸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범야권 역대급 압승에도…몸 낮춘 이재명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총선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다"라며 "국민께서 행사하신 한 표, 한 표에 담긴 소중한 뜻을 민주당이 전력을 다해 받들겠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함께 175석을 합작해 낸 '압도적' 결과 대비 '소박한' 인사입니다.
 
이 대표는 "당의 승리나 당선의 기쁨을 즐길 정도로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선거 이후에도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역시 "국민들이 여당을 심판하는 뜨거운 의지를 보인 것을 처음 봤다"면서도 "이번 승리에 도취돼 오만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당부를 거듭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처럼 일제히 낮은 자세로 국민께 감사를 표한 것은 이번 총선의 결과가 윤석열정부의 실정에서 기인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실제로 민주당의 사천논란이 극에 달했던 지난 2월,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에 못 미치기도 했습니다.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실시한 12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2월17~18일 실시·2월20일 공표, 무선 ARS 방식 진행,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응답자의 43.2%가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민주당에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41.7%)을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앞선 결과로, 두 정당의 지지율이 뒤집힌 것은 지난해 3월 초 조사 이후 49주 만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마무리 될 즈음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도둑 출국,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논란 등이 연달아 터지며 상황은 이내 반전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윤석열정부를 정조준하면서 등장한 조국혁신당이 기대 이상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주창한 범야권의 선봉에 서게 됐습니다. 
 
"민주당 압승은 반사효과…변화 없으면 역풍"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한 것은 (정부의 실책에 대한) 반사효과"라며 "민주당이 잘한 것이 딱히 있어서가 아니다"라고 짚었습니다. 일관되게 윤석열 대통령만 때렸기 때문에 반사효과로 민심을 얻었다는 설명인데요.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민주당이 야당이지만 여당과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지난 2년처럼 정부와 무조건적인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닌  의료 대란·가계부채·연금개혁 등 민생과 직결된 문제들을 풀어가기 위한 협치가 필요한데,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먼저 힘을 잃은 정부·여당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연출해야 하다는 시각입니다. 
 
22대 국회에서도 지난 국회에서처럼 정쟁을 일삼고 '법안 밀어붙이기'를 강행한다면 역풍은 되레 민주당을 향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뒤따랐습니다. 박 평론가는 "윤석열정부에 실망해 (민주당을) 뽑아줬는데 똑같다면 대중들 사이에선 '아무 소용이 없네'란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며 "이때는 책임이 민주당에 더 크게 돌아가면서 코너에 몰렸던 정부·여당이 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관건은 차기 당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 될 전망입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나선다면 그에 대한 비호감도를 씻어내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재명 체제' 이후 민주당의 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되는 '개딸 정당', '친명 정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로 당 지도부를 구성해 정부·여당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이어집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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