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기피에 '출산 포기'
30대 여성 출산시 경력단절 확률 '14%p' 급증
무자녀 여성 경력단절 확률 급감
경력단절, 저출산 원인으로 지목
입력 : 2024-04-16 16:41:22 수정 : 2024-04-17 00:04:31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우리나라 30대 여성이 출산할 경우 경력단절 확률이 14%포인트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경력단절은 경제활동 중단과 이로 인한 가계 경제력의 타격을 의미합니다. 결국 경력단절을 우려해 출산을 포기, 저출산의 원인으로까지 이어집니다.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30·40대 여성의 경력단절(자녀 유무 관계없이) 확률은 2014년 29%에서 지난해 17%를 기록, 12%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같은 세대 무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2014년 33%에서 2023년 9%로 24%포인트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같은 기간 4%포인트 감소에 그쳤습니다. 
 
30대 여성의 경우 자녀 유무에 따른 경력단절 확률 격차는 더욱 컸습니다. 2023년 기준 유자녀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24%인 반면 무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9%에 머물렀습니다. 자녀 유무에 따른 경력단절 격차가 15%인 상황에서 30대 무자녀 여성이 출산을 포기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할 경우 경력단절 확률은 14%포인트 줄어든다는 게 KDI의 분석입니다.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무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2014년 33%에서 2023년 9%로 24%포인트 급감한 반면, 유자녀 여성의 경우 3%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그래픽=뉴스토마토)
 
40대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도 크게 늘었습니다. 30·40대 무자녀 여성들의 조건부 경력단절 확률은 2016년 33%대에서 2023년 12%대로 하락했습니다. 반면 40대 유자녀 여성의 조건부 경력단절 확률은 2016년 9%에서 2023년 14%로 늘었습니다.
 
출산이 곧 경제활동 중단이라는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저출산 해법으로 시행 중인 출산휴가·육아휴직 등의 제도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제도에도 불구하고 2014년 이후 현재까지 40대 유자녀 여성의 조건부 경력단절 확률이 낮아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해법은 단기간에 그치는 출산지원 정책을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장기간으로 늘려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조덕상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육아기 부모의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들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선 재택근무나 단축근무, 또 이를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정책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단기적인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제도만으로는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감소시키는데 한계가 온 만큼, 더 유연한 근로 제도가 요구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지난해 11월 21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경기여성 JOB 페스타 2023'을 찾은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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