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의료개혁특위 출범…갈등 '여전'
대통령 직속 의료 개혁특위, 25일 출범
'4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구체화 역할
하지만, 의협·대전협·대한의학회 '불참'
의대 교수, 이날부터 사직…갈등 '여전'
입력 : 2024-04-25 16:07:12 수정 : 2024-04-25 16:07:12
[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의료 개혁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가동됐지만 의료계 불참의 '반쪽짜리 특위'로 시작했습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첫 회의를 통해 "의료개혁은 시기상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노 회장은 "'개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그만큼 추진에 어려움이 있어 시도하지 못하거나 실패했던 과제이기 때문"이라며 "소통을 통해 의견을 좁혀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선 의료 개혁 추진 배경과 경과가 보고됐습니다. 이어 의료 개혁 방향·논의 의제와 의료 개혁특위 구성·운영계획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추후 열릴 2차 회의에서 의료 개혁 과제별 실행계획 등을 논의합니다.
 
의료 개혁특별위는 지난 2월 대통령 주재 민생 토론회 '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 등을 계기로 출범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간 사회적 논의 기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 마련, 의원 구성 등을 준비해 왔습니다.
 
특위 위원은 노 회장을 비롯해 총 27명입니다.
 
기획재정부·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 등 중앙행정 기관장 6명과 민간위원 20명이 참여합니다. 민간위원은 의사단체를 포함한 공급자단체 추천 10명, 수요자단체 추천 5명, 분야별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전문가는 보건의료 3명, 경제·재정 1명, 법률 1명 등 분야별로 나뉩니다.
 
 
정부는 25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회 의료 개혁특별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보건복지부)
 
문제는 '반쪽짜리 협의체'라는 점입니다.
 
의정 갈등을 풀 열쇠로 사회적 협의체가 구성됐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학회 등은 여전히 불참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공급자 단체로서 각 1명씩 민간위원을 추천할 수 있지만, 아무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의협 등 의사단체는 '의대 증원 철회'와 '전공의 행정명령 취하'가 우선이라고 주장 중입니다. 복지부 공무원 출신인 노연홍 협회장이 특위 위원장이 된 것에 대한 불만 목소리도 제기합니다.
 
이는 '실행력 확보' 측면에서 우려를 사는 지점입니다. 만약 의료계 핵심 단체인 의협 등이 지속해서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료 개혁특위에서 논의한 안건은 테이블에서 끝날 뿐 현장에선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울의대 등 전국 의대 교수들은 이날부터 사직에 돌입했습니다. 다음 주 하루 휴진도 실시합니다.
 
이들은 의사 수 추계 연구 공모를 하겠다며 '내년 증원 중단' 입장을 고수 중입니다. 추계 연구 결과가 나오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반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정부는 유감을 표했습니다. 의협 등이 대화 자리에 나와 합리적으로 의견을 표명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늦어도 '전면 백지화' 논의는 지금 어렵다고 선 그었습니다. 다음 달 말에는 내년도 의대 입시 요강을 최종 발표해야 해섭니다.
 
노연홍 위원장은 의료 개혁특위 첫 회의 자리에서 "의료 개혁 추진 시급성과 국민 기대를 고려해 각계의 적극적인 참여 속 의견이 개진되도록 의료 개혁특위 활성화를 첫 소임으로 두고 임하겠다"면서도 "이를 위해선 의사 단체 참여가 필요하다"며 의협, 대전협 등의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조규홍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복지부 장관)은 이날 제38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의료계가 원점재검토, 1년 유예 등 내년도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서 정부가 선택할 수 없는 대안"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25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회 의료 개혁특별위원회'를 개최했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학회 등은 불참했다. (사진=뉴시스)
 
세종=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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