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세훈표 ‘개발’…4성급 호텔 지으면 ‘용적률 100% 인센티브’
호텔 인센티브, '박원순표 개발'에 포함됐다 삭제된 내용
오세훈 시장, 코로나 후 관광객 늘자 인센티브 다시 도입
입력 : 2024-05-22 17:25:08 수정 : 2024-05-23 09:53:45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호텔에 꽂혔습니다. 도심부에서 재개발 사업을 할 때 4성급 이상 호텔을 지으면 허용용적률을 100%까지 인센티브로 주기로 한 겁니다. 오 시장은 서울 랜드마크 조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명소가 될 고급·대형 호텔을 짓도록 유도하고자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로 겁니다.
 
도심부 재개발시 적용…호텔 비율, 연면적 최소 10% 요건
 
서울시는 23일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 부문) 변경 계획안'을 공람·공고할 예정입니다. 변경안에는 서울도심 도심부를 재개발할 때 관광진흥법상 4성급 이상 호텔을 도입하면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 100% 부여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허용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은 전체 연면적의 최소 10%를 호텔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럴 경우 25%의 인센티브를 줍니다. 호텔이 연면적의 20% 이상이면 인센티브는 50%, 연면적의 30% 이상이면 인센티브는 75%입니다. 연면적의 40%가 호텔일 때부터 100%의 인센티브를 받게 됩니다. 
 
이번 변경안은 전임 시장의 정책을 엎어버린 오 시장이 다시 일부 계승한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데요. 오 시장은 당초 '2030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2025 기본계획'에 있던 호텔 인센티브 항목을 삭제한 바 있습니다. 1성급 이상 호텔을 도입했을 때 부여하는 인센티브였는데, 삭제 사유는 '사회적 여건변화 등을 고려'로 나와있습니다.
 
이후 코로나19 방역 해제로 인해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호텔이 모자라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고급 호텔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겁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건 호텔 수요가 부족하다는 통계자료도 있고 도심에서 제대로 된 호텔 도입을 통해서 관광활성화를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화 더 플라자 호텔 이미지. (사진=한화그룹)
 
이외에 문화시설, 생활SOC 등에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2배로 늘어납니다. 서울도심 도심부 및 도심부외 지역에서 적용되는데요. 공연장·박물관·미술관 등 문화인프라, 도서관·보육시설 등 생활SOC의 최대 인센티브는 50%에서 100%로 늘어납니다. 인센티브를 계산할 때 들어가는 보상계수도 0.3에서 0.4로 증가합니다.
 
전문가들 "관광객 감소도 대비해야…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계획 필요"
 
전문가들은 고급 호텔과 재개발을 연계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감하고 있습니다. 호텔을 지을 수요는 있는데 사업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땅값과 공사비가 올랐기 때문에 호텔만 (짓기 위해) 따로 땅을 사서 (공사)할 수 있는 업체는 하나도 없다"며 "싼 숙소에 묵는 단체 관광객이 아닌 개인 관광객이 요새 트렌드"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관광객 증가 추세가 반전될 때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단기간 (측면)으론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오니 고급 숙박시설이 부족한 건 사실 같은데, 그 후에 어떻게 더 (관광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느냐가 항상 문제 된다"며 "과거에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확 줄자, '호텔 계획을 너무 많이 잡지 않았냐'고 논란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 충격을 어떻게 잘 완화시켜서 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 관건"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재개발 인센티브 항목에 호텔을 집어넣고 빼기를 반복하는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치적인 것에 따라서 변화하지 않고 앞으로 계획이 쭉 이어질 수 있는 방향을 세우는 게 중요하겠다"며 "호텔만의 개발을 할 게 아니라, 주변의 관광 콘텐츠와 연계하고 상업시설 및 주거와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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