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경영권 어디로…31일 주총 '촉각'
이사 선임·자사주 매입 건 다룰 예정
'지분 19.28%' 장녀 구미현 씨 키맨으로
장남이 장악 성공하면, 매각 추진에 무게
입력 : 2024-05-24 16:46:11 수정 : 2024-05-24 18:30:57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아워홈 오너가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이 재부상한 가운데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의 향방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아워홈 창업주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사회 장악에 나서는 한편 현재 회사를 이끄는 막내딸 구지은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아워홈 지분 19.28%를 보유한 장녀 구미현 씨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전 부회장이 소집 청구한 이번 임시주총의 주요 안건은 이사 선임과 아워홈의 자사주 매입입니다. 구 전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그의 장남 구재모 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이 다뤄질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달 17일 열린 주총에서 구지은 부회장 등 경영진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됐는데요. 구 부회장은 내달 3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경영권을 내려놔야 하는 상황입니다. 같은 날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은 장녀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이 가결됐습니다.
 
자본금 10억원 이상 회사는 최소 사내이사 3명을 선임해야 하는 만큼 구 전 부회장은 임시주총서 사내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켜 이사회를 장악할 심산인데요. 이런 계획이 성공할 시 지분 현금화를 위한 아워홈 매각 추진에 무게가 실립니다.
 
경영권 분쟁의 '키맨'은 구미현 씨입니다. 오너가가 보유한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구미현 19.28% △구명진 19.6% △구지은 부회장 20.67%입니다. 차녀 구명진 씨는 줄곧 구지은 부회장 편에 섰던 터라 구미현 씨의 행보가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죠. 과거 경영권 분쟁에서도 구 씨의 결정에 따라 경영권이 옮겨갔습니다.
 
아워홈 마곡식품연구센터 전경. (사진=아워홈)
 
구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구 씨 회유에 나섰습니다. 배당 가능 이익 5331억원으로 1년 안에 전체 지분 61%에 해당하는 자사주 1401만9520주를 사들이겠다는 것입니다. 구미현 씨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방어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구미현 씨는 대주주 지분 매각과 전문 경영인 체제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 또한 배임 논란, 세금 등의 걸림돌이 있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한편 아워홈 노조는 지속되는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조직 불안정을 우려하며 구지은 부회장 체제 유지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동조합은 지난달 성명서를 통해 "회사 성장을 위해 두 발로 뛰어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대주주 오너들은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 매각을 매개로 손을 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경영권 분쟁을 꼬집었습니다.
 
이어 "200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배당을 요구한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으며, 모든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인 주식을 즉각 매각해야 한다"며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열 부부는 이사직 수용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는 구미현 씨 부부 자택 앞에서 사내이사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열었습니다.
 
구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실적 증가 등 성과가 도출됐다는 점도 노조가 현 체제 유지에 힘을 싣는 이유입니다. 아워홈의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 2020년 1조6253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1조9835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같은 해 코로나19 여파로 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듬해 흑자 전환(△2021년 257억원)해 △2022년 537억원 △2023년 943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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