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SK주식 '재산분할' 대상 될까
30일 '세기의 이혼' 항소심 선고…'특유재산'이라던 SK 주식 운명은?
입력 : 2024-05-28 15:46:45 수정 : 2024-05-28 15:46:45
[뉴스토마토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오는 30일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선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665억원, 위자료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요. 양측이 모두 불복하고 항소하면서 항소심의 판단을 받게 된 것입니다.
 
(사진=뉴시스)
 
재산분할이란?
 
그런데 이 '세기의 이혼'엔 법률적으로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노 관장은 최 회장이 보유한 지주회사 SK 주식의 절반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1조원에 상당입니다.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에 제공한 비자금 등이 최 회장의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런데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소유한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특유재산은 한쪽 배우자의 소유인 재산으로, 혼인 전부터 소유하고 있는 고유의 재산입니다. 혼인 중 상속·증여받은 것 등도 특유재산에 포함됩니다. 
 
재산분할이란 혼인관계가 해소됨에 따라 부부 한쪽이 다른 쪽에게 하는 재산적 급여의 하나입니다. 당사자의 협의로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이를 정하게 됩니다.(민법 제839조의2)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의 분배가 주된 목적인데요. 대법원은 재산분할 사건에서 혼인 중에 이룩한 재산 관계의 청산과 더불어 이혼 이후 당사자의 생활 보장 등 부양적 요소도 함께 고려할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산분할 대상은?
 
분할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혼인 중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입니다. 재판상 이혼의 경우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분할 대상 재산과 가액을 산정합니다.
 
대법원도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다른 한쪽 배우자가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해 재산의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협력한 경우에는 분할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는데요. 가사노동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것도 포함되지만, 혼인 기간이 어느 정도 계속됐더라도 기여가 없는 경우에는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재산분할 사건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해당하는데요. 가사비송사건은 가정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합목적적 재량에 의해 처리하는 재판절차이므로 직권탐지주의(법원이 자기의 권능과 책임으로 재판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수집하는 것)가 적용됩니다.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에 구애되지 않고 직권으로 사실조사를 통해 재산분할의 대상을 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법원의 재량이 넓게 인정되므로 당사자 간에는 특유재산 인정 여부에 대해 법원을 설득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노 관장은 최 회장의 자산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SK 주식에 대한 기여에 집중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변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산분할의 비율 및 방법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이 정해지면 재산분할 비율을 곱해 분할의 액수를 정하는데요. 재산분할 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가 아니라, 기여도를 포함한 모든 사정을 고려해 전체로서 형성된 재산에 대해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분할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1심 재판부 역시 혼인 생활 과정과 기간, 분할 대상 재산의 형성 경위 등을 고려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최 회장의 SK 주식을 제외한 공동재산에 대해 일정한 비율을 인정한 것입니다.
 
재산분할 액수가 정해지면 분할의 방법도 정해야 하는데요. 법원의 재량에 따라 타당한 방법을 정할 수 있으나 당사자가 분할 방법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 있으면 최대한 존중하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재산분할의 규모가 크면 단번에 이행하기 힘들 수 있으므로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사건입니다. 재판부의 고민도 깊을 텐데요. 항소심에서는 가장 큰 쟁점인 최 회장의 SK 주식을 두고 재산분할 대상이라는 판단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lawyer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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