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이미 시작…기업 없는 거점도시는 '황폐화'
전체 시군구 228곳 중 52% '소멸위험지역'
정부 카드는 광역 메가시티 육성·성장거점 육성
정부부문만으론 '한계'…기업 투자 '최대 핵심'
"교육·문화·의료 등 거점도시 대도시 중심 전략 펼쳐야"
입력 : 2024-06-19 17:41:56 수정 : 2024-06-19 17:41:56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부가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광역 메가시티 육성과 성장거점 육성을 통한 지역 주도 균형발전 전략을 내밀고 있지만 정부부문의 투자만으로는 거점도시 전반의 생산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업 유치→일자리 증가→인구 증가→경기 활성화'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위한 대기업의 고급 인력과 자본 유치가 최대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 경제·산업 인프라와 더불어 기업의 인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교육·문화·의료 등 거점도시의 정주여건 개선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시군구 228곳 중 52%(118곳)가 '소멸위험지역'이며 2047년에는 인구 감소로 전체 시군구의 69%(157곳)가 '소멸고위험단계'에 진입합니다.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합계출산율 전망은 2025년 0.65명까지 하락 후 2036년 1.02명으로 낮아진다. (사진=뉴시스)
 
집적 경제…'거점 대도시' 전략 펼쳐야
 
이에 따라 정부는 메가시티(초광역권) 내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도시 기능과 각 거점을 연결하는 교통망 확충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못지않은 광역경제권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지역별 거점도시 간 생산성 차이를 좁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의 '지역경제 성장요인 분석과 거점도시 중심 균형발전'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의 높은 생산성은 대기업, 연구개발(R&D) 활동, 생산 지원 인프라 등이 집중된 집적 경제(기업·인적자원 등 공간적 집중에 따라 자원 공유, 노동시장·생산·소비 매칭 개선, 지식 파급의 생산성 높은 이익) 효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집중은 충청권으로 확장된 반면, 동남·호남·대경권의 성장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지식재산과 인프라를 포함한 자산 분포를 보면 국토의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는 국가 전체 자산이 46.0%에 달했습니다. 충청권까지 포함할 경우 집중화는 60.1% 수준입니다.
 
해당 권역 간 생산성 격차가 향후 5년간 지속될 경우, 수도·충청권 이외 지역의 인구는 4.7% 유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역총생산(GRDP)도 1.5% 감소가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집적 경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거점 대도시'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비수도권 대도시 기초자치단체의 GRDP 대비 투자적 지출비율(평균 1.4%)은 중견도시(3.9%), 소도시·군(16.0%)보다 크게 낮다고 꼬집었습니다.
 
정민수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1인당 GDP가 3만달러 이상, 인구밀도가 200명(km2) 이상인 국가들(일본·독일·영국·이탈리아 등)의 비수도권 거점도시는 국토면적 10만㎢당 2~6개로 우리나라 혁신 도시의 개수(10개)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시군구 228곳 중 52%(118곳)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부 생산성 개선 '한계'…민간 투자 '강구'
 
문제는 정부부문의 투자만으로 거점도시 전반의 생산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정민수 팀장은 "민간 부문의 투자를 이끌어 낼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민간 부문의 투자는 강제할 수 없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거점도시의 투자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우리나라 30대 기업 중 수도권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95.5% 규모입니다. 10대 종합대학교의 수도권 비중은 100%(개수 기준)로 주요국과 비교해 이례적인 집중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30대 기업 수도권 비중과 10대 종합대학교는 각각 73.4%, 수도권 4곳에 불과합니다.
 
정 팀장은 "실증분석 결과가 시사 하듯 거점도시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는 대기업의 고급인력과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획일적인 기업지원책을 제시하기보다 지역 투자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의 니즈(neds)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과감하게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민간 부문의 연구개발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공공부문의 연구개발 활동 및 지원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거점도시에서 집적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잘 갖춰진 경제·산업 인프라에 더해 기업의 인력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우수한 인적자원의 유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교육·문화·의료 등 서비스 인프라 확충은 거점도시의 정주여건 개선뿐 아니라 지식기반산업으로서 교육·문화·의료서비스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들 서비스업의 발전은 거점도시 내 산업 다양성을 높이고 여타업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19일 한국은행의 '지역경제 성장요인 분석과 거점도시 중심 균형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30대 기업 중 수도권 비중은 95.5%(시가총액 기준), 10대 종합대학교 중 수도권 비중은 100%(개수 기준)로 주요국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출처=한국은행)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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