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엔비디아의 질주
입력 : 2024-06-21 06:00:00 수정 : 2024-06-21 06:00:00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이 됐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에만 170% 가까이 급등했고, 최근 5년 사이 3450%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특히 1999년 상장 이후 배당금을 포함한 수익률은 591078%라는 천문학적인 수치로 나타납니다
 
시가총액도 어마어마합니다. 3조3400억달러(4615조8800억원)까지 불어났는데요. 해당 수치는 지난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3조57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국내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이 2711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엔비디아 기업 하나의 시총이 얼마나 놀라운 수치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엔비디아 뒤를 따르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의 시총도 소위 말하는 '넘사벽' 수준인데요. 엔비디아에 밀려 시총 1위를 내준 마이크로소프트(MS)(3조3170억달러), 3위 애플(3조2850억달러) 등도 언제든지 엔비디아를 제치고 다시금 글로벌 시총 1위에 오를 기업으로 분류됩니다.
 
엔비디아의 시총 상위권 탈환 질주는 이달초 시작됐습니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이달초에 엔비디아는 애플 시총을 제쳤고, 최근 며칠동안 2,3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습니다. 특히 애플이 AI(인공지능) 서비스 출시 선언을 한 세계개발자회의(WWDC) 이후 MS를 제치고 시총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I 모멘텀의 최대 수혜는 엔비디아로 집중되면서 엔비디아가 두 회사 모두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안착한 모습입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수급적인 측면에서 긍정적 분석이 나오는데요. 엔비디아를 편입한 ETF 등이 시총 확대에 따른 비중 추가 편입이 가능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급적인 호재도 나타날 전망입니다. 자산규모가 712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기술주 ETF인 XLK(테크놀로지 셀렉트섹터 SPDR펀드)가 내달초까지 자산재분배(리밸런싱)을 통해 100억달러의 엔비디아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XLK는 엔비디아의 비중을 기존 5.9%에서 21.0%로 높인다고 하는데요. 반면 애플 비중은 22.2%에서 4.5%로 역전될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내 증시에서도 엔비디아 수혜주의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디비아 급등세를 타고 동반 강세를 시현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품질검증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특정 국가의 경제 규모를 넘어서고, 국내 증시의 전체 시총을 가볍게 눌러버린 하나의 기업에 불과한 엔비디아의 성과를 바라보면서, 국내 증시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초라한(?) 면모가 느껴집니다. 주력 사업의 선택과 집중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엔비디아의 질주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주목됩니다.
 
최성남 금융산업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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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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