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5분기 연속 '동결'…한꺼번에 몰아칠 '청구서'
고물가에 냉방기기 사용 많은 여름 전기요금 동결
하반기 대중교통 인상 등 4분기 인상 압박 커질 듯
입력 : 2024-06-21 17:56:27 수정 : 2024-06-24 17:38:46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을) 전기 요금을 9일부터 ㎾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154kV 이상 고압 B·C는 13.5원, 고압A는 6.7원이 오른다. 9일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전기요금이 또다시 동결되면서 서민 가계를 옥죌 공공요금 인상이 한꺼번에 몰아칠 전망입니다.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적자를 고려하면 하반기 인상 가능성은 클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하반기 수도권 지하철 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습니다. 공공요금 인상의 테이프는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큰 도시가스가 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급한 불 껐지만…'시기'만 늦춘 요금 인상 
 
한국전력공사는 21일 올해 3분기인 7월부터 9월까지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됩니다. 더불어 연료비 조정단가는 연료비 조정요금 기준이 됩니다. 이런 가운데 한전은 연료비 조정단가를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제도로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데 지난 분기 기준 최대치인 ±5원을 적용 중입니다. 전기요금이 3분기 동결되면서 연료비 조정단가가 9분기 연속 동결됐는데요.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1월에 각각 인상됐습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전기 요금은 약 40% 올랐습니다. 그러나 물가 상승과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당초 제시한 수준까지 요금이 인상되진 못했는데요.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고, 총선을 앞두고 인상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되면서 이번 분기에도 요금 인상이 미뤄지게 됐습니다. 
 
한전 관계자는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한전의 재무상황과 연료비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2분기와 동일하게 ㎾h당 +5원을 계속 적용할 것"이라며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계속되는 국제 유가 불안…커지는 물가상승 압박
 
그러나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요금 정상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뛰면서 한전은 지난해까지 누적적자(연결기준)만 42조 원에 달합니다. 커지는 적자에 한전의 고심은 깊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전은 올해 적자 폭은 22조 원 넘게 줄이며 경영평가에서 '양호(2단계)' 등급을 받았습니다. 2022년도 당기순손실은 25조2977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3조2492억 원으로 크게 개선된 것입니다. 여기에는 한전의 3차례 요금 인상이 있었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소 안정된 영향이 겹쳤기 때문인데요. 이 결과 지난해 3분기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전의 뼈를 깎는 고통은 최대치에 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한전의 노력만으로 누적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한의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하반기에 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중동 국가인 이스라엘과 주변 국가와 갈등도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제 유가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한전은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미래 청정 전력산업에 대비해 전력망 확충 등 막대한 투자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거의 투자를 못 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더불어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당초 7월로 예정됐지만 올 하반기 지하철 요금 추가 인상을 정부의 하반기 물가 안정 기조와 '기후동행카드' 본사업(7월 시행) 일정 등을 고려해 3개월 정도 늦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라 서울시는 경기도와 인천시, 코레일 등과 협의를 거쳐 지하철 요금 인상 시기를 10월쯤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반기에 몰아칠 청구서에 대한 우려와 불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이진하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