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 구형폰 지원금 확대로 재고 처리
3년전 아이폰 공시지원금 4배 올린 SKT
KT도 아이폰13 지원금 인상…3사 중 최대
경쟁 활성화 수단보다 재고소진에 활용
"공시지원금, 통신비 인하 재원에 투입돼야"
입력 : 2024-06-26 13:43:08 수정 : 2024-06-26 17:23:2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통신비 부담 완화 압박에 신제품에 집중됐던 통신사들의 지원금이 최근에는 구형폰에 쏠리고 있습니다. 이미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에 예년 최고 수준의 지원금이 책정돼 있고, 전환지원금까지 생겨나면서 지원금 경쟁 여력은 현저히 낮아졌죠. 그럼에도 하반기 플래그십 출시를 앞두고 재고소진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결과적으로 통신사들이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경쟁보다 사업적 유불리에 따라 지원금을 활용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SK텔레콤(017670)은 26일 3년 전 출시 모델인 아이폰13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기존 대비 4배가량 확대했습니다. 월 11만원을 초과하는 고가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13만8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지원했는데, 이날부터 월 8만9000원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55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합니다. 
 
지난 15일에는 아이폰14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 인상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최대 13만8000원으로 책정됐던 공시지원금을 40만원으로 올렸습니다. 번호이동 고객에게는 22만원의 전환지원금도 지원합니다. 
 
KT(030200)도 지난 21일 아이폰13 128GB, 아이폰13 256GB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10만원 인상했습니다. 월 11만원 이상 요금제를 이용할 때 60만원의 공시지원금이 지원되는데요. 통신3사 중 아이폰13 시리즈에 대해 가장 높은 지원금을 책정했습니다. 
 
이동통신 판매점. (사진=뉴스토마토)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해 출시 초기 공시지원금 인상이 단행됐고, 지난 3월부터 번호이동 고객 대상 전환지원금까지 생겨나면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3사는 공시지원금 변동을 최소화했습니다. 이달 들어서야 구형폰에 대한 공시지원금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다음달 12일부터 진행되는 갤럭시Z플립6·Z폴드6 시리즈의 사전예약을 앞두고 재고를 소진하는 차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판매에 집중하기 전 구형폰의 재고 유무에 따라 통신사별로 재고를 소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합법적 경쟁인 공시지원금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통신3사의 경쟁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전이라도 지원금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금 공시를 매일 한 차례씩 할 수 있도록 고시도 개정했습니다. 기존에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주 2회씩 지원금 공시가 가능했지만, 공시주기가 짧아진 것인데요. 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은 소비자 효용을 높이기 위한 경쟁은 배제된 채 사업적 이점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통신사의 지원금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해 장기적으로는 지원금이 통신비 원가 인하로 이어질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통신3사가 장악한 시장에서 공시지원금 경쟁은 가입자 뺏기 경쟁밖에 될 수 없다"며 "지원금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 지원금이 전체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통신비를 낮추는 재원으로 투입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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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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