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답사로 알아보는 일본 열도 속 선인들의 이야기"
신간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 2 : 일본 백제계 지명과 신사'
"도왜인들에 대한 조사, 한일 역사 문제 풀 실마리"
입력 : 2024-07-01 11:43:47 수정 : 2024-07-01 13:29:10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쩍 많이 찾는 일본이지만, 과연 우리가 일본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계속된다. 이러한 때에 일본 열도 안에 스며 있는 우리 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
 
신간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 사진=시여비
 
지난 2019년 일본산 불매 운동(노재팬)이 불며 한일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흐른 지 5년 만에 수많은 한국인이 일본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일본 방문자 중 한국인 비중은 4명 중 1명 꼴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는데요. 그러나 한일 양국 간에는 여전히 강제동원 제3자 변제와 역사 왜곡 교과서, 독도 영유권 주장 등 풀리지 않는 과거사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교수로 재직하면서 충청북도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홍성화 교수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한일관계사의 균형적인 관점이 보편화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신작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 2 : 일본 백제계 지명과 신사>를 펴냈습니다. 
 
홍 교수는 고대사에 대한 한국과 일본 역사학계 양쪽의 분석틀을 비판하고 새로운 고대사상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홍 교수는 ‘백제 헌상설’과 ‘하사설’이 팽팽하게 맞붙었던 ‘칠지도’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데요. 적외선 사진에 나타난 글자를 통해 칠지도의 제작 시기를 통설인 369년이 아니라 백제 전지왕 4년(408년)이라고 주장하면서 칠지도의 ‘백제하사설’에 힘을 실은 바 있습니다. 
 
저자는 한일 역사 문제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실마리로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넘어간 백제인들에 대한 조사를 꼽습니다. 이들이 일본인화되는 과정에서 ‘칠지도’를 비롯해 일본의 사서가 일본중심적으로 왜곡됐다는 이유인데요. 홍 교수는 일본 중심적 표현에서 탈피하기 위해 이들을 흔히 칭하는 용어인 ‘도래인’이 아닌 ‘도왜인’으로 표현합니다. 
 
일본에 자리한 많은 신사 중 한반도 도왜계 씨족의 신을 모시는 신사도 존재합니다. 여기에 일본 열도에 남겨진 지명을 쫓다보면 도왜계의 터전과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다수 목격됩니다. 이에 저자는 일본 열도를 종횡무진 답사하면서 일반인에게 생소하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백제계 도왜인 씨족에 대한 계보와 그들의 흔적을 정리했습니다.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의 저자 홍성화 교수가 일본 나라현 오미아시신사를 답사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홍성화' 채널)
 
홍 교수는 서일본의 핵심 지역이자 일본의 역사 중심지로 꼽히는 긴키 지방의 ‘오사카부’부터 답사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오사카는 한반도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는 주요 거점이었기에 일본 열도로 이동했던 백제인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오사카는 현재도 도쿄와 함께 재일교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663년 백제 멸망 이후 일본에 체류하던 의자왕의 왕자 선광은 오사카에 정착했는데요. 이후 그 일족은 백제왕이라는 성을 받게 됩니다. 고대 일본에서 천황이 성을 하사한다는 것은 하사의 대상이 천황에게 복속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정치적 의의가 있습니다. 이후 오사카에는 백제군이라는 행정구역도 설치됩니다. 또 백제 근초고왕의 후예인 니시고리씨 일족이 정착했던 니시고리 지역에는 니시고리신사가 남아있습니다. 
 
홍 교수는 일본의 규슈와 주고쿠 지방을 거쳐 시코쿠 지방까지 답사했는데요. 특히 도쿠시마는 임진왜란 이후에 끌려왔던 피로인(적에게 포로로 잡힌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는 지역입니다. 가와시미성 부근 도칸바라의 ‘조선녀의 묘’, 간쇼사 사찰의 ‘고려관녀의 묘’ 등 이들의 무덤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동해안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꼽혔던 후쿠이현이 속한 주부 지방, 전국에서 도쿄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가나가와현을 품은 간토 지방에도 도왜인들의 흔적을 쫓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답사로 보는 신찬성씨록(일본 고대 씨족 일람서)’이라고도 정의했습니다. 여기에 큐알 코드를 통해 예성문화연구회 회원들과 일본을 방문하며 찍은 동영상을 첨부하며 현장감을 더했는데요. 일본 속 백제계 지명과 신사에 대한 정리는 한일 역사 인식의 기본틀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이 책은 말합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수빈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