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 조업비 급등에 LCC '몸살'
설득위해 임원도 직접 현지 방문…조업비 2배 뛰어
조업비 인상에도 인력난 여전…증편도 어려워
입력 : 2024-07-05 17:09:33 수정 : 2024-07-05 17:09:3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본 지상조업사들의 조업비가 급등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원활한 협상을 위해 임원이 직접 현지를 방문하기도 하나, 협상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조업사들의 인력난으로 전 세계적으로 조업비가 상승한 가운데 특히 일본 지상조업사들 조업비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CC 특성상 마진을 최소화해서 운영하고 있기에 조업비가 늘어나면 그만큼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보다 일본 지상조업사들의 조업비가 최대 2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조업비는 지역별,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본 나리타시는 조업비가 비교적 덜 올랐고, 지방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조업비가 더 오른 경향이 있습니다. 조업비는 편당 계산되는데, 코로나19 이전에는 편당 30~50만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40~80만엔, 혹은 그 이상 되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업비는 지역과 업체에 따라 격차가 심하고 예측도 쉽지 않습니다.
 
항공사들은 외국에 취항을 하게 되면 현지 국가의 지상조업사와 계약을 맺습니다. 지상조업사들은 급유, 승객 수송, 수하물 상·하역 등 항공기 출발·도착과 관련된 업무를 맡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업무이기 때문에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일본 지상 조업사들은 더 많은 대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강풍특보가 내려진 지난 2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항공기가 고어라운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는 LCC들에게 7~8월은 일본 노선 성수기입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7~8월의 매출이 연간 매출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 노선은 LCC들에게 중요한 노선"이라며 "하지만 일본 조업사들의 조업비 요구액이 커지면서 그만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일본 노선을 증편하고 싶어도 조업사 문제때문에 증편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이 항공사의 임원들은 직접 일본을 방문해 일본 지상조업사들과 직접 대면해 협상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업부서 규모에서 나아가 임원까지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야 할 정도로 조업비 문제가 심각한 것입니다. 조업사와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인력이 부족할 때는 항공사에서 직접 일본으로 파견 지원을 나가기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지상조업사는 지속적으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력비 명목으로 더 큰 대금을 요구하고 있으나 항공업계에서는 2배 가까이 오른 조업비가 인력비에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합니다. 인력비를 파격적으로 올리게 되면 인력이 충원돼야 맞는데 조업비 상승에도 인력비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여전히 구인난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본 현지인보다는 동남아 인력을 채용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조업비 인상이 조업사 배불리기에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나마 일본 노선이 적거나 미리 대비한 LCC의 경우 상황이 나았습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전부터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해 미리 노력해서 조업비 인상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본 조업사들이 특히 비용을 많이 올린 것은 맞다. 전 세계적으로 조업 인력이 부족해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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