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민휘 음악감독 "한국 뮤지컬, 본고장 뉴욕·런던서 정말 핫해요"
10년째 뉴욕 뮤지컬씬 경력 이어 한국행
서울·도쿄 공연에 음악감독으로 참여 예정
"한국 창작 뮤지컬 훌륭함 널리 알리고파"
입력 : 2024-07-10 06:00:00 수정 : 2024-07-12 18:22:05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뉴욕 브로드웨이나 영국 런던에서 한국 뮤지컬이 요즘 정말 핫해요. 이번에 토니 상에서 한국 사람이 두 명이나 상을 받기도 했어요. 더 이상 뮤지컬 본고장을 향해 자격지심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봐요." 
 
10년째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씬에서 경력을 쌓고 있는 이민휘 뮤지컬 음악감독 겸 작곡가는 K-컬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현재 한국 뮤지컬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 뮤지컬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수준으로 올라온 지 이미 오래라는 게 이 감독의 전언입니다.
 
이 감독이 이번에 한국을 찾은 것도 한국 뮤지컬의 현 주소에 대한 관심 때문인데요. 존경하는 뮤지컬 작곡가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난 뒤 망설임 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 감독은 이미 한국 대중에게 한차례 이름을 알린 바 있습니다. 국내 프로야구 팀 '키움 히어로즈'의 응원가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민휘 감독인데요. 이 감독이 작사와 작곡을 맡아 크라잉넛과 함께 작업한 이 곡은 현재도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함께 널리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즐겁게 하자'가 모토"
 
이민휘 음악감독은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씬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협업을 항상 우선시 하기 때문에 현지 뮤지컬 업계에서 연출과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은 음악 감독으로도 손꼽고 있는데요"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작품을 만드는데 이왕이면 즐겁게 해야한다"는 게 이 감독의 모토입니다.

이 감독은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에서 뮤지컬을 공부한 후 본격적인 경력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는데요. 퓰리처와 토니상을 거머쥔 마이클 알잭슨영국의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케이트 나쉬 등 함께한 예술가들의 이름이 쟁쟁합니다. 미국 대표 뮤지컬 원로 작가이자 연출인 리차드 말비 주니어와 함께 그의 뮤지컬 '베이비'를 함께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뉴욕 드라마 데스크 상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 부문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습니다이밖에 미국 대표 극작가 토니 쿠슈너의 뮤지컬 '캐롤라인 또는 체인지음악 감독으로서 오케스트라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맡았던 공연은 오델코 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 부문 상을 받았습니다.
 
작곡가이기도 한 이 감독은 링컨센터에서 주최하는 브로드웨이 송 북 시리즈에 초대를 받아 본인의 곡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브로드웨이 스타들만 공연한다는 뉴욕의 캬바레 극장, 54 빌로우에서 종종 피아노 연주를 하는 등 종횡무진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세계의 수도경쟁이 치열한 뉴욕에서 아시안 여성 음악가로 살아가는 이 감독은 "물론 쉽지 않지만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큰 행운이고꿈을 향해 한발씩 다가가는 이 여정을 즐기려고 한다"며 "아시안 여성소수자로서 거대한 유리벽을 종종 맞닥뜨리곤 하지만 그 와중에 만나는 좋은 사람들 덕분에 이 여정을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뉴욕에서 서울과 도쿄로 종횡무진
 
이 감독은 내년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초연 예정인 두개의 한국 창작뮤지컬 발전 워크샵에 음악감독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작품명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특히 일본 공연 예정인 작품의 경우 일본 제작사가 아예 처음부터 한국 제작팀에 작품 제작을 의뢰한 드문 사례라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고 한국 뮤지컬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저처럼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공연인들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라며 "이번 좋은 기회에 재능있는 한국 창작진배우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 한국 창작 뮤지컬의 훌륭함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 행운이라고 말하는 이민휘 뮤지컬 음악감독 겸 작곡가는 뉴욕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한국 뮤지컬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용기를 낸다면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입니다. 이 감독은 "(한국 뮤지컬의 인기에도) 정작 뮤지컬 본고장인 뉴욕에서 일하는 한국사람은 정말 드물다"면서 뉴욕이든 어디든 마찬가지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 그리고 유연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심을 잃는다면 게임 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감독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하는 것, 적극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작은 일이라도 무엇이든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그리고 어떠한 변화에도 유연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자신이 선택한 일을 계속 할 수 있고 꿈을 이뤄나가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이 감독은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뮤지컬 음악감독 일을 하는 한편,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곡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예술가로 살고 있는 본인의 경험을 담은 책도 쓰고 있고,틈틈이 대학교 강단에도 서고 있는 이 감독은 올해 여름에는 성신여대 작곡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과 특강에도 나섭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이 감독은 "많은 땀을 흘려 만드는 공연은 결국 관객으로 완성이 된다. 제가 만드는 작품이저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가슴에 남았으면 좋겠고 그들에게 웃음과 희망그리고 용기를 주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음악감독을 하고 곡을 쓰며 여러 작품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민휘 뮤지컬 음악감독 (사진=김상우 사진작가)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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