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김헌동 "나도 반지하 살았다…소멸 위해 정부 지원 필요"
입력 : 2024-07-12 15:24:25 수정 : 2024-07-12 17:27:51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반지하 가구에 대한 침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반지하 주택 소멸을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SH공사 측은 공공이 직접 나서서 반지하 소멸을 적극 추진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반지하주택을 방문해 “나도 신혼 때 반지하 주택에서 거주한 적이 있다. 수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 어떤 시정인지 잘 알기 때문에 정부의 반지하 주택 멸실 정책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는 주의"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침수 피해를 입었던 해당 주택은 습기가 많은 반지하라 바닥과 벽지 곳곳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퀴퀴한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화장실과 방안 창문에는 모두 방범창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개폐형이 아닌 경우 집안으로 물이 들어오면 문과 창문 모두 열리지 않아 침수나 화재 등에 상황에서 탈출에 방해가 됩니다. 지난해 12월 건축법 개정으로 현재는 반지하 주택 신축은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SH공사는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침수 위험이 높은 반지하 주택 총 2718호를 매입했습니다. 매입한 반지하 주택 유형 대부분은 지상과 지하가 구분되지 않는 다가구로 지하 세대 587호, 지상 세대는 2131호입니다. 본래 다세대 주택은 반지하 세대를 단독 매입할 수 없었으나 SH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해 반지하 세대 단독 매입이 가능해졌습니다. 
 
올해 반지하 주택 매입 목표는 2351호입니다. 이 밖에도 서울시내 대표적인 반지하 촌인 아현동 일대는 공공재개발을 통해, 풍납동은 모아타운의 방식을 통해 반지하 주택을 소멸한다는 계획입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반지하 주택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과거 침수 피해가 있었던 공사가 매입한 반지하 주택의 내부 전경. (사진=홍연 기자)
‘수방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반지하주택. 양수기, 수중 펌프 등이 보관돼 있다. (사진=홍연 기자)
 
SH공사는 공사 소유 반지하 가구 거주민들의 지상층 이주를 지원하는 주거상향으로 2021년부터 총 228호의 지상 이주를 완료했는데요. SH가 당초 보유한 반지하 주택은 총 713호로 이중 425호는 기존에 비주거 조치를 완료했으며, 남은 288호는 맞춤형 주거 상향을 통해 현재까지 228호가 지상층으로 이주했습니다. 보유 반지하 주택의 91.6%는 멸실 처리했으며, 현재 지상 이주 진행 중인 26호를 제외한 34호에 대해서도 지상 이주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방범창 및 차수판 등 침수 예방 조치는 지난해 마무리했습니다. 
 
2718호에 대한 매입 비용은 총 8110억6400만원으로, 호당 평균 2억9800만원이 들었습니다. 호당 평균 국비 지원액은 1억8200만원으로 나머지 1억1600만원은 시와 SH공사가 반씩 부담했습니다. 반납 의무가 없는 건설임대 보조금과 달리 국비를 지원받은 매입임대 보조금은 반지하 주택을 활용하기 위해 철거할 경우 정부에 반납해야 하는데요. 매입임대 보조금과 임대보증금 모두 부채로 계상돼 재무 건전성을 악화한다는 것이 SH공사 측의 설명입니다. 반지하 주택 매입을 확대할 수 없는 걸림돌로 작용해 국토부 등에 폐지를 요청해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김 사장은 이날 '수방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반지하주택도 방문했는데요. 이곳은 양수기, 수중 펌프 등을 보관하면서 수재민 임시 거주처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김 사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반지하 점진적 소멸’ 방침에 따라 반지하 주택을 지속 매입하는 한편, 매입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을 적극 건의하겠다"면서 "주거 상향과 재해예방시설 설치 등을 통해 반지하 거주민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홍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