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분양·경품행사에도 쌓이는 지방 미분양
전국 미분양 7만2129가구…79.5% 지방에 몰려
입력 : 2024-07-17 16:13:28 수정 : 2024-07-18 10:30:42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은 미분양 적체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지방의 청약시장 침체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할인과 이벤트 등 다양한 판촉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지만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17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7월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110.3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달과 동일한 수치로, 지난 5월(100)과 비교해 1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가 100을 넘으면 미분양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뜻인데요. 이 지수는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웃돌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전월보다 0.2% 증가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만4761가구, 지방은 5만7368가구로 79.5%가 지방에 몰렸습니다. 
 
지방에서는 부산과 대전에서 미분양이 급증했는데요. 부산의 미분양 주택은 4566가구에서 5496가구로 20.4% 증가했습니다. 최근 두 달 연속 1000가구가량 쌓이며 2013년 4월 이후 1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대전은 미분양이 1317가구에서 2538가구로 92.7% 늘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자료=뉴스토마토)
 
7월에는 올해 월간 기준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 쏟아지며 미분양 적체를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높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7월에는 전국에서 54개 단지, 총 4만4355가구(임대 포함 총 가구수)가 분양에 나섭니다. 지방에서는 1만418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분양 물량은 대전 4820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부산 2303가구, 충남 1720가구 순입니다. 
 
지방 청약단지는 경품 제공과 청약 혜택을 통해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부산 사상구 엄궁3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더샵 리오몬트’는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벤츠 E클래스를 증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60% 무이자 대출 조건도 내세웠습니다. 경기 광명시 '트라우스 광명'은 계약 시 선착순으로 순금 열쇠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견본주택에 방문 시 제주도 여행권과 로또 복권을 지급합니다. 
 
미분양 대책 효과 미미…서울-지방 양극화 심화
 
미분양 문제가 심화하면서 정부는 10년 만에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 재도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들이 쌓이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도 함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과 입지 메리트가 있는 분양 단지들이 잇달아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선 결국 없는 수요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세제 혜택이 효과가 있다"면서 "과거 미분양 주택 취득 시 5년간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있었던 것처럼 해당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문제가 되는 미분양은 2년 전 미국의 기준금리 급등 이전부터 진행된 사업장들로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극히 낮기 때문에 건설사의 자금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라면서 "특히나 시행을 같이 하는 지방 건설사의 경우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공급 과잉 상태인 미분양 지역이 시장에 흡수되기까지 3~5년 정도 걸렸는데,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다"면서 "공사비가 너무 올라 신규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새집의 가치가 올라가면 현재 미분양 부분도 서서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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