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하청노조, 상경 투쟁…"한화그룹에 인수된 뒤에도 변화없다"
"인수 뒤 하청 노동자 7600명 해고…연 임금 30% 삭감"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취업제한 블랙리스트' 자료있다"
"하청 노동자 피해 없도록 대책 마련·여론 형성 절실해"
입력 : 2024-07-22 15:30:55 수정 : 2024-07-22 17:34:4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화오션 하청노조가 경상남도 거제시에서 서울로 상경해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들은 원청인 한화오션에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이 끝난 2년 전과 비교해 대우조선은 한화그룹에 인수됐고 조선업은 호황을 맞았지만 하청 노동자의 고통스러운 현실은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한화오션 하청 노조)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한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51일 파업 타결 2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과 김태선 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등이 함께 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인수되고 하청 노동자 7600명이 해고되고 연 임금 30% 삭감됐다"며 "국내 조선소는 현재 3년치 이상의 수주호황에 있지만 하청노동자들은 다단계 하도급 속에서 고용 불안정을 겪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에도 하청 노동자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금속노조 거통고조선하청지회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51일 파업 타결 2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한화오션 하청 노조)
 
한화오션 하청 노조는 한화오션이 올해 1분기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하청 노동자의 저임금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오션의 지난 1분기 영업익은 529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동기 628억원의 영업손실 대비 흑자전환입니다. 
 
한화오션 하청업체 소속 16년차 모 취부사는 "지난 2022년 51일 파업이 끝나고 정부는 당시 '조선업 상생협약'이라며 원청 노동자들은 기성금을 올려주고 하청업체에도 임금을 올리겠다고 홍보를 많이 했다"면서도 "올해 제 시급은 작년 1만1270원에서 1만1730원으로 460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이 한화오션은 수백억 흑자를 내도 하청 노동자 임금은 1년에 고작 몇백 원 오르니까 더 이상 못 버티고 아예 조선소를 떠나거나 아니면 하청업체 상용직 본공을 그만두고 상대적으로 시급이 높은 다단계하청 물량팀 직시급으로 가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한화오션이 '조선소 하청노동자 취업제한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거통고 조선하청 지회가 지난 4월~6월 두 달간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479명)을 대상으로 취업제한 블랙리스트 유무에 대한 대면 및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있다는 76%(364명), 모르겠다는 19%(92명), 없다는 5%(23명)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지난 2017년 실사한 취업제한 블랙리스트 존재 유무에 따른 설문 조사에서는 총 926명의 하청 노동자 조사 대상 중 44.4%(405명)가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과거 조사보다 비율이 높아진 겁니다. 
 
이들은 비율이 높아진 원인과 관련해 지난 2019년 이후 한화오션에서 노동자들의 대중투쟁이 매년 활발하게 발생했고, 하청 노동자의 노조 존재의 인식이 확대됐다는 점 등을 꼽았습니다.
 
아울러 '주변에서 블랙리스트 피해를 당한 하청 노동자를 본 적 있나'라는 질문엔 '있다'는 63%(303명), '없다'는 37%(176명)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화오션 하청 노조는 "블랙리스트 취업제한은 명백한 불법이나 한화오션은 하청 노동자를 대상으로는 그 불법이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다"며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불법적인 블랙리스트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노조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사회적인 관심과 여론 형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금속노조 거통고조선하청지회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51일 파업 타결 2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한화오션 하청 노조)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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