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웰컴금융, 베트남 부실채권 시장공략…수익다각화 성공할까
코로나 이후 현지 부실채권 비율 증가세
수익다각화 노린 해외진출, 오히려 '발목'
입력 : 2024-07-26 06:00:00 수정 : 2024-07-2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6: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웰컴금융그룹이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부실채권(NPL) 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이 국내 베트남 시장의 구원투수가 되어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다만 웰컴금융의 베트남 소재 증손회사는 전년 대비 적자가 커져 해외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웰컴타워(사진=웰컴저축은행)
 
현지 NPL시장 확대...진출 배경 작용
 
웰컴금융그룹은 22일 세계은행그룹 IFC와의 공동투자 약정을 체결하면서 베트남 NPL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양사는 베트남 NPL 시장에 향후 3년간 6천만달러(약 833억원)를 투자한다. 이번 투자는 국제기구와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의 첫 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웰컴금융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코로나19 이후 베트남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다. 현지 은행업계가 부실채권 리스크관리를 중요 전략으로 삼은 만큼 부실채권 매각 등도 적극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가 건전성 관리도 투자 배경이 됐다. 베트남중앙은행은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자국 NPL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부실채권 비율을 3%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부실 신용기관의 재구조화를 적극 지원한다. 
 
미래에셋베트남에 따르면 1분기 베트남 상장 은행의 평균 NPL 비율은 2.2%로 지난해 동기 대비 0.3%p 올랐다. 지난해 2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1분기 기준 베트남 내 상장은행의 NPL잔액은 221조동(약 12조11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3% 증가했다. 특히 지난 1분기 베트남 상장 은행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이 47조동(2조5756억원)에 달한다. 부동산시장의 부진과 예상보다 더딘 경기회복 때문이다.
 
웰컴금융과 IFC는 베트남의 NPL이 증가함에 따라 채무자 신용위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 사는 3년간 최대 12억달러(1조6600억원)의 부실채권을 소화할 예정이다.
 
수익다각화 겨냥…이번에는 성공할까
 
웰컴금융그룹은 지난 2014년 필리핀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 사업을 확장했다. 2019년부터는 매년 늘려가면서 현재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 등 5개국에 진출 중이다. 웰컴금융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한 주요 해외 법인은 총 6개로, 주로 리스와 부동산 담보대출 등 소비자금융을 취급하고 있다.
  
웰컴금융이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이례적으로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수익구조 다각화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타 금융권에 비해 수익구조가 단순하다. 대출을 통해 얻는 이자이익이 대부분으로 유가증권 운용이익 등에 비해 규모가 크다. 수익이 편중돼있는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려고 다각화에 먼저 나선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저축은행업권 등 2금융권의 건전성 고삐를 조이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 위험을 분산시켰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웰컴금융그룹은 앞서 2021년 베트남법인 웰컴뎁트레이딩을 출범시켰다. 당시 베트남 NPL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웰컴금융이 유일했다. 설립 4년 차를 맞은 베트남 법인은 현지 금융기관 세 곳에서 2조동(약 1080억원)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웰컴뎁트레이딩의 실적은 좋지 않다. 지난해 말 부실채권 시장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당기순손실 14억9545만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말 12억118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적자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베트남법인을 비롯해 캄보디아 손자회사에서도 82억9102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필리핀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웰컴금융 해외법인의 총 실적도 악화됐다. 지난해 웰컴금융 계열 해외 법인 6개사의 당기순손실은 총 89억3812만원에 달한다. 전년 말 50억8605만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낙폭이 크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목적으로 해외에 진출했지만 오히려 모기업 실적을 깎아 먹는 상황이다.
 
국내 자회사 형편도 쉽지는 않다. 고금리 등의 여파로 저축은행업권이 악화되자 그룹 주요 자회사인 웰컴저축은행 지난해 실적도 전년 대비 크게 떨어졌다. 2023년말 기준 웰컴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30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34억원에 비해 절반 넘게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저축은행 업권 전체가 적자를 낸 것에 비하면 양호한 성적표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1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50억원 실적 개선을 이뤘다.
 
웰컴금융그룹 관계자는 “웰컴금융은 베트남 NPL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초기부터 진출해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라면서 “베트남 현지 차주에 금융 혜택을 제공하며 NPL 관리역량을 강화해 시장 영향력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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