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중국 시장 '선택과 집중’
단일국가 기준 세계 2위 '시장 규모, 성장 가능성' 여전히 높아
입력 : 2024-07-25 15:32:38 수정 : 2024-07-25 16:45:47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 변수로 인해 부정적 평가를 받는 중국 제약 바이오 시장에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25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L.E.K. 컨설팅이 지난 6월 73개 생명과학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생물보안법안 발의 후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들이 중국 파트너사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지만, 한편으로는 중국 기업과 협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의 경우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대한 신뢰도가 30~50% 하락했습니다. 생명 과학기업의 26%는 중국 공급업체에서 탈피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11%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바이오 제약사들이 여전히 중국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상용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상 연구, 개발 및 제조 분야에서 중국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협력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며 응답자의 약 30%는 향후 3년 이내에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죠.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 입장도 글로벌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 중국 제약 바이오 시장은 미국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도 높아 대외적인 변수를 이유로 무시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입니다.
 
녹십자홀딩스는 홍콩법인 지분 전량을 중국 CR제약그룹 자회사 CR보야바이오에 매각하는 동시에 계열사들의 주요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책임지는 별도의 유통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 내 유통망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지분 거래의 총 매각금액은 약 3500억원으로 홍콩법인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내 자회사인 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GC China) 등 6개 회사도 함께 매각했습니다.
 
녹십자홀딩스는 중국 내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CR제약그룹과의 계약을 통해 계열사의 중국 시장 수출 확대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알부민과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를 CR제약그룹을 통해 유통할 수 있는 활로도 확보했는데요. 혈액제제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주산물 중 하나인 알부민을 중국에 수출해 혈액제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알부민은 중국 시장에서 최고가로 형성돼 있고 시장 규모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GC녹십자웰빙도 히알루론산 필러를 CR제약그룹을 통해 중국 내 유통이 가능해져 중국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LG화학은 중국 파트너사 이판제약이 1회 요법 골관절염 치료제 시노비안을 중국시장에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중국의 골관절염 히알루론산 주사제 시장은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요. 이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LG화학의 시노비안은 현재 중국 시장에서 유일한 1회 투여 제형입니다. 경쟁사 제품들이 주 1회씩 5주로 투약하거나 6개월 주기로 3회 또는 5회 반복 투여가 필요한 제형이기 때문에 시장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중국 시장 철수를 선택한 회사도 있습니다. 대웅바이오는 최근 중국 항생제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대웅바이오가 중국 항생제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현장실사를 거부하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도 대웅바이오의 주사용 항생제에 대한 수입, 판매,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는데요. 중국 정부가 집중구매제(VBP)를 도입하면서 외국산 항생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대웅바이오가 중국 항생제 사업을 철수한 주요 이유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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