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GC E&C, 턴어라운드에도 아직 '이자도 못 갚아'…재무개선 언제쯤
올 상반기 영업이익 21억원…지난해 -48억원서 '흑자전환'
1분기 영업이익 12억원으로 이자비용 42억원 못 갚아…이자보상배율 0.29배
상반기 대규모 해외수주 달성했지만…수익성 개선은 내년부터 가능 전망
입력 : 2024-07-30 06:00:00 수정 : 2024-07-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11: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GC E&C가 올 들어 흑자경영을 이어가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이자비용에 채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 만을 거두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하반기 착공 예정인 해외 플랜트 공사들의 수익성 확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SGC E&C 본사.(사진=SGC E&C)
 
2분기 영업이익 '턴어라운드'…수익성 추가 개선 절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 E&C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018억원,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5392억원, 영업손실 86억원) 대비 매출은 2374억원(-44.0%) 감소했지만, 지난해의 영업손실을 흑자로 돌렸다.
 
올해 상반기로 범위를 넓히면 이 같은 모습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반기 매출은 9625억원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5762억원에 그쳤지만, 21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회사는 지난해 주력 사업인 플랜트 공사의 공정 진행으로 예년 대비 많은 매출을 기록한 것에 비해 원가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실제 회사의 지난 2021년과 2022년 매출은 각각 1조3079억원, 1조5233억원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2021년 69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332억원, 2023년 –215억원으로 매년 크게 낮아졌다. 특히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매출(1조8636억원)의 74.6%가 국내 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하며 전년(66.3%) 대비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SGC E&C는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실적을 올 들어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차입금이 덩달아 늘어나며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됐다. 지난해 3월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773억원에서 올해 3월 2606억원으로 1년 만에 46.9%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733억원에서 1513억원으로 106.4% 늘었다.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2억원이던 이자비용은 올해 1분기 42억원으로 31.3% 증가했다. 올 1분기 회사는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실적의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은 1.2배에서 0.29배로 크게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은 조정영업이익(EBIT)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1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다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역시 이자비용은 126억원으로 전년(12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 215억원은 34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이어지며 손실폭을 키웠다.
 
이처럼 급속히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회사는 최근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SGC E&C는 지난 6월 말 약 6개월 간의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임원들의 급여 삭감, 복지 혜택 축소, 팀장급 직원 대상 직책수당 잠정 폐지 등 조치를 단행했다는 전언이다.
 
SGC E&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부터 현장 직원 대상 유급 휴가를 적극 실시하는 등 인력 운용의 효율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면서 "여기에 지난 6월부터는 임원 급여를 삭감하는 등 실적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반전 기대하지만…시장 전망은 ‘글쎄’
 
SGC E&C는 올 하반기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수주한 해외 플랜트 사업들의 착공이 본격화 예정인 탓이다. 이로 인한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SGC E&C는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에서 1조1750억원 규모 수주를 달성했다. 상반기 △사우디 APOC IPA 생산설비 △사우디 SEPC Ethylene Cracker Expansion 프로젝트 △말레이시아 OCIKUMHO ME1 프로젝트 등 플랜트 사업을 잇따라 수주한 덕이다.
 
특히 이 중 일부 공사의 착공이 하반기쯤 시작될 예정이다. SGC E&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말레이시아 기수주 프로젝트들의 계약 기간이 길지 않은 탓에 올 하반기 착공이 유력하다”라며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들의 착공에 따른 매출 본격화로 상반기 대비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수주한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들의 영업실적 개선 효과가 올해 하반기가 아닌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완공 프로젝트와 신규 프로젝트 간 매출 발생 시차에 따라 올 들어 매출 감소세가 눈에 띄게 커졌다”면서 “올 들어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집중 수주했지만, 설계를 거쳐 공정이 본격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탓에 올해는 ‘매출공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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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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