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남정민 단국대학교 창업지원단 단장
연내 엑셀러레이터 등록 완료 예정…내년 2월까지 스타트업 4곳 투자
정부의 정책적 지원·기업들의 펀드 조성 등 '대학교 AC' 활성화 위한 지원 절실
현존 AC 중 투자 집행 비율 10% 불과…후발주자로서 적극적인 투자 노력
입력 : 2024-09-09 06:00:00 수정 : 2024-09-0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4일 16: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단국대학교가 올해 엑셀러레이터(AC)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한다. 최근 몇 년간 다수의 국립·사립 대학교들이 산하 기술지주를 중심으로 AC 등록을 완료하고 투자에 나선 것에 비해 다소 늦은 만큼, 출범과 동시에 다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계획 중이다. 다만 대학교 출자 AC의 보다 활발한 투자를 위해선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기업들의 자금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IB토마토>는 AC 출범을 준비 중인 남정민 단국대학교 창업지원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정민 단국대학교 창업지원단 단장.(사진=단국대학교)
 
다음은 남정민 단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소개를 부탁드린다.
△올해 3월1일 단국대학교 창업지원단 단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벤처창업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으며 창업 연구·교육, 정책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창업분야 연구에서 국내 저널과 SSCI저널 등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해 왔다. 
지난 2013년 단국대학교가 창업지원단을 출범할 당시 참여한 교수진으로서, 출범 초기에는 창업교육센터장으로 4년간 일했다. 올해 다시 단장으로 부임하며 창업지원단을 맡게 됐다.
 
-단국대학교는 올해 엑셀러레이터 등록을 앞두고 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단국대는 최근 창업보육센터 최우수기관, 초기창업패키지 우수기관 등에 선정됐다. 소상공인 창업지원사업과 아이디어사업화 지원사업 등 다양한 창업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정부 지원 기관에 병행한 직접적인 창업 지원(투자)를 통해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AC 등록을 결정했다. 
특히 현재 단국대학교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창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기술지주회사의 운영 방식이 지분 산정 등에 관해 유연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간 대학원 각 학과의 교수가 직접 창업에 나서는 ‘교원 창업’이 이뤄지긴 했으나, 대학교 소속 교원의 창업시 6개월 이내에 기술지주회사에 일부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지주회사 자체 자금이 부족하다면 창업 회사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평가절하되는 맹점이 있다. 이 같은 한계점을 해소하고, 창업 지원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AC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AC 등록을 결정하기까지 창업지원단 내 어려움은 없었나
△올해 처음으로 AC 등록을 결정할 당시에는 행정적 어려움 등이 있었으나, 초기투자협회(현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의 컨설팅을 받으며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한 단국대학교 산학부총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학교 내부에서 발생한 갈등은 없었다. 
다만 정책적 지원에 대한 아쉬움은 존재한다. 모든 대학교는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학교 산하 기관을 AC로 등록하는 데에는 뚜렷한 한계점에 부딪힌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교가 별도 법인인 산학협력단 산하 기술지주회사를 AC로 등록하고, 단국대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본금 마련 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규제가 완화된다면 대학교 차원의 스타트업 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스타트업 육성에 대한 기업들의 전향적인 자세도 절실하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그룹 내 AC를 운영하며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돋보이는 성과를 낸 스타트업이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기업들이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면 생태계가 현재보다 월등히 확장될 것이다.
  
-단국대학교기술지주회사가 설립한 자회사도 여러 곳이다. 이들 자회사들의 성과는 어떤가.
△단국대학교기술지주회사는 지난 2010년 설립된 이후 현재까지 17개의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2017년 설립한 ‘알지노믹스’는 RNA 유전자치료제 기술로 현재까지 총 60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내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유망한 자회사다. 
특히 지난 2022년 설립한 ‘에이이에스텍’은 올해 40억원대 Pre-A 투자를 받았으며,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이창현 교수가 연구한 ‘무수 암모니아 전기분해 기술’을 사업화한 교원 창업 기업이자 단국대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다. 세계 최초로 액화 암모니아 전기분해 시스템 개발에 성공, 저비용으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향후 수소 경제 발전과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창업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투자 수익을 창출하고, 기술사업화 성과가 대학에 선순환되는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여전히 스타트업 투자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투자 시장에 대한 시각은 어떤가.
△과거에 비해 투자회수율이 매우 낮고, 전반적인 투자 시장이 경색된 것이 사실이다. 초기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회수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 실제 현존 AC 중 실질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곳이 10% 내외에 불과한 현실이다. ‘씨를 뿌린다’는 각오로 스타트업의 장기적 성과를 중심으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
 
-‘엑셀러레이터’로서 단기적인 목표와 중·장기적인 비전에 관해 설명해달라.
△연내 AC 등록을 완료하고, 2025년 2월까지 스타트업 4곳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관련 인력의 한계 등 때문에 신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달 말 ‘초기창업투자패키지’ 참여 기업 29곳의 기업설명회가 예정돼 있는데, 이들 기업 가운데 투자 스타트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투자조합도 활성화 해 투자펀드 참여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국대학교 동문과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성공한 창업자와 기업들을 대상으로 AC와 펀드 관련 설명회도 개최할 것이다. 향후에는 TIPS 운영사 선정에도 도전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학교와 관계 없는 별도 법인으로의 전환도 계획하고 있다. 
대학교 AC의 본분인 학생 창업 지원에도 집중하고 싶다. 올해 2학기부터 학부 단위에서도 벤처창업융합전공이 개설된다. 학생들의 창업 성과가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시드’ 개념으로 학생 창업 지원과 투자에도 노력할 것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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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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